'제재 폭탄' 러의 반격 "가스관 끊을 수도…유가 300달러 간다"

머니투데이 황시영 기자 2022.03.0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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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 공급망 '노르트스트림2'의 이동 경로/사진=AFP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천연가스 공급망 '노르트스트림2'의 이동 경로/사진=AFP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막아 유럽으로의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 이는 서방이 대(對)러 제재 수위를 높이는 데 따른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독일은 노르트스트림2 사업 승인 절차를 중단했고 미국은 노르트스트림2의 건설 및 운영을 담당한 기업과 임원들을 제재했다. 이외에도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국제결제망(SWIFT·스위프트) 퇴출, 주요인사 제재 등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미국을 중심으로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움직임도 보인다.



블룸버그통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7일(현지시간) "우리는 아직 (노르트스트림1 중단) 결정은 내리지 않았지만,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할 모든 권리를 갖고 있다"며 "이 가스관은 현재 최대 용량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서방의 제재가 계속되면 이를 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2011년 9월 개통된 노르트스트림1은 러시아 서부 항구 도시 비보르크에서 독일의 그라이프스발트까지 연결된 가스관으로, 연간 550억m³(입방미터)의 천연가스 수송이 가능하다.



러시아와 독일은 수송 용량을 2배로 확장하기 위해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을 지난해 9월 완공했지만 아직 가동된 적은 없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지난달 22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관련해, 대러 제재의 일환으로 이 가스관 사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다음날 미국은 노르트스트림2 AG 회사와 임원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스위스에 본사를 둔 노르트스트림2 AG는 러시아 국영 가스기업 가즈프롬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독일은 현재 천연가스의 55%를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 전체로는 천연가스 수요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신규 건설 계획을 발표하는 등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자국 수요를 충족하는 데도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노박 부총리는 이날 "러시아는 여전히 에너지 공급에 관한 의무를 전적으로 이행하고 있지만, 동시에 유럽의 러시아 에너지 거부에 대해서도 준비돼 있다. 어디로 공급선을 돌릴지 알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그는 "유가 폭등이 예상을 뛰어넘을 것이다. 배럴당 300달러 이상도 가능하다"며 유럽 시장에서 러시아 원유를 대체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에 대한 대가는 소비자들이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7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한때 139달러대까지 치솟았으나 현재는 120달러대 초반에서 거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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