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자재 가격이 미친듯이 급등하면서 '3차 오일쇼크' 공포에 주식시장이 또 다시 휘청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투자은행 JP모간체이스가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가 임박했다고 발표하자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2조원 가까운 주식을 투매했다.
1,2차 오일쇼크는 모두 중동전쟁과 이란의 이슬람혁명이 원인이었다. 유동성 확대와 재정지출이 크게 확대된 인플레이션 국면에 발생한 전쟁, 이어진 유가 급등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전 세계 물가 급등으로 미국 연준이 금리인상을 앞둔 시점에 러시아가 우크라 전쟁을 일으키고 유가가 급등한 지금과 매우 유사한 상황이다.
러시아는 천연가스와 비철금속 생산량이 풍부한 자원 부국이며 우크라이나는 세계의 곡창지대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거의 모든 종류의 원자재 가격을 자극하며 이미 진행 중이던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기름을 부었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국제원유시장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가격은 장중 한때 18% 폭등해 139.13달러까지 치솟았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130.50달러까지 뛰어올라 두 유가 모두 2008년 7월 이후 최고치다. 일각에서는 유가가 200달러까지 오를거란 전망까지 나온다.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경우 가파른 금리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100%에 이르는 한국 증시에 원자재 가격 폭등은 경제와 기업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유가 상승을 필두로 한 원자재 가격 급등이 기업에 비용 부담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금리까지 오르면, 이는 증시 반등을 가로막는 변수가 된다.
"원자재 폭등에 올라타자" 금, 은, 니켈, 팔라듐, 원유 ETN, ETF '급등' 러시아의 '우크라 전쟁' 여파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주식은 급락하면서 원자재에 투자하는 금융상품에 돈이 몰렸다. 주식시장에서도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 ETN(상장지수증권)이 급등하면서 '원자재 투기 잔치'가 벌어졌다.
지난 3일 한화천연자원펀드에는 102억원의 뭉칫돈이 갑자기 유입됐다. 천연자원(원자재)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설정액 규모가 약 1200억원 정도에 불과했는데 하루 만에 100억원 넘는 돈이 들어온 것이다. 이 펀드는 선진국의 에너지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원자재 가격 급등이 예상되자 최근 3개월 수익률이 25.25%에 달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자원과 밀을 비롯한 국제 농산물 등 원자재 가격은 50여년 만에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 원유와 천연가스는 물론 금, 은, 팔라듐과 같은 귀금속을 비롯해 구리, 알루미늄 등 비철금속, 대두와 밀, 옥수수 등 농산물까지 거의 대부분의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주식시장에서도 관련 상품이 줄줄이 폭등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대신 2X 니켈선물 ETN(H) (20,670원 ▲245 +1.20%)은 무려 58.4% 급등했다. 삼성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 (1,620원 ▲42 +2.66%)은 34.61% 올랐고 미래에셋 레버리지 원유선물혼합 ETN 또한 전일대비 33.98% 급등했다. 이들은 원자재 선물 가격을 2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ETN이다.
출처=스태티스타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리스크가 진정되지 못한 국면에 벌어진 우크라이나발 에너지 가격 불안은 과거 1~2차 오일쿄쇼크 당시의 스테그플레이션의 망령을 떠올리게 한다"며 "우크라 사태 장기화시 고유가 부담은 물론 부도 리스크와 신용 리스크를 확산시키며 고물가 속 경기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경제는 고유가 상황에 취약한 국가로, 향후 우크라 사태의 장기화가 가장 큰 변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