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레 CB를 잇따라 발행해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는 게 소액주주 측 판단이다. 통상 CB는 주식 전환시 기존 주주가치를 희석시켜 악재로 여겨진다. 소액주주연대에 따르면 아이큐어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 4차례에 걸쳐 1050억원 규모 CB를 발행했다. 특히 4번째 CB 발행 직전에는 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한도를 각각 7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올리기도 했다. 소액주주 측은 "3회차 CB까지 총 154만9352주가 발행됐다. 총 발행주식 수의 12.19%로 그만큼 주주가치 희석이 됐다"며 "4회차 CB 발행액만큼 주주가치 희석은 추가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했다. 이 상황에서 최 대표는 사모펀드를 통해 CB 2~3회차 콜옵션 후순위 투자에 나서 이익을 거뒀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사측 결정에도 소액주주연대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건 없다는 입장이다. 소액주주연대 운영진을 대표하는 박세호씨는 "최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자체를 반대한다"며 "최 대표를 포함해 사측에서 내정한 사내이사 후보 5명, 사외이사 후보 2명 선임 안건에 대해 모두 반대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최 대표 뿐만 아니라 신임 대표로 내정된 이들도 잇딴 CB 발행, 낮은 주가 등에 책임을 져야한다"며 "사측 인사들로 이사진이 구성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이들은 이번 정기 주총을 마무리한 직후 임시 주총을 추진해 이사진이 사측이 아닌 인사들로 구성될 수 있도록 이사 후보를 추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소액주주연대는 사채 발행한도 축소도 추진한단 방침이다. 이는 이번 정기 주총 '일부 정관 변경' 안건에도 '사채 발행한도 5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축소'란 내용으로 포함됐다. 그러나 소액주주연대는 3000억원 발행한도도 지나치게 높다고 보고있다. 박세호씨는 "현 아이큐어 시총(2456억원)보다 높은 금액"이라며 "CB 신규 발행을 하지 못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라고 했다. 다만 일단 발행한도가 낮아지긴 하고 다른 정관 변경 내용인 이사 수(3인 이상 5인 이하→3인 이상 7인 이하), 선임 자격(회사나 동종·유사업종 3년 이상 근무자→해당 내용 삭제)에 대해선 찬성하는 만큼 이번 주총에선 해당 안건에 찬성하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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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큐어 측은 경영체제 개편을 결정하는 등 글로벌 제약사 진입에 속도를 내고있단 입장이다. 아이큐어 관계자는 "주가가 낮아지긴 했지만 회사 차원에선 프로젝트들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큐어는 올 상반기 도네패질 약가를 받아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기존 도네페질 경구제 1일 1회 복용을 일주일 2회 패치 부착으로 개선해 복약 편의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세계 최초 도네페질(알츠하이머 치매 치료) 패치제다. 이외에도 아이큐어는 2020년 미국 아보메드 파마슈티컬스와 공급계약을 맺고 파킨슨병 치료제(로티고틴패치) 미국 상업화를 준비 중이고 경구제로 만들어진 파킨슨병 치료제(프라미펙솔)를 패치제도 개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