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다방]러시아의 보복 시작?..로켓에 있던 '태극기' 지웠다

머니투데이 김인한 기자 2022.03.0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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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를 즐기는 다양한 방법, 우주다방
러시아, 미국·영국·프랑스와 협력중단 선언
한국, 올해 러시아 로켓으로 위성 3회 발사 예정

/ 사진=트위터/ 사진=트위터
6개국 국기를 지우기 전(왼쪽)과 태극기를 지우기 위해 작업자들이 모인 모습(오른쪽). / 사진=트위터6개국 국기를 지우기 전(왼쪽)과 태극기를 지우기 위해 작업자들이 모인 모습(오른쪽). / 사진=트위터


러시아 로켓에 '우주 협력'을 상징하던 태극기 등 6개국 국기가 지워지는 일이 발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제재를 가한 국가들에 대한 일종의 보복이다. 러시아가 영국·프랑스·미국 등처럼 당장 한국과 협력 중단을 선언하진 않았지만, 올해 러시아 로켓으로 발사될 우리나라 위성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연방우주국(ROSCOSMOS) 국장은 지난 4일 트위터에 한국 포함 영국·미국·프랑스·일본·인도 국기를 지우는 작업을 공유하며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발사대는 일부 국가의 국기가 없을 때 로켓이 더 아름답게 보일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ROSCOSMOS는 당초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소유즈 로켓으로 영국 원웹의 통신 위성 36기를 발사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유보하는 결정을 내렸다. 원웹 대주주인 영국 정부에 대한 러시아의 엄포성 조치다.



러시아 또 무리수…"협력 붕괴 책임은 서방국가"
러시아는 발사 예정일을 앞두고 무리수를 던졌다. ROSCOSMOS는 발사 조건으로 영국 정부가 원웹 지분을 매각하고, 위성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영국은 이를 거부하고 바이코누르에 있는 직원들을 철수시켰다.

원웹은 2020년 파산 위기에 처했지만, 영국 정부가 이를 인수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8월 원웹에 3억달러(약 3천450억원)를 투자해 이사회에 합류했다. 원웹은 광대역 집합 구축을 목표로 현재까지 420여개 위성을 궤도에 올렸다. 그동안 원웹은 국제 분업 체계에 따라 러시아 소유즈 로켓으로 위성을 발사해왔다.

로고진 국장은 이튿날 국영 방송에서 "우주 협력 붕괴의 책임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 있다"면서 "이 나라들은 우주를 탐험하는 사람들이 만든 협력 관계를 파괴했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유럽 이어 미국과도 협력 중단…한국도 위태?

ROSCOSMOS는 1990년대부터 자국 로켓 엔진 RD-180을 미국에 공급해왔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제재이후 공급중단을 밝혔다. RD-180 엔진은 미국의 우주 로켓 아틀라스5에 탑재돼 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한 로켓 전문가는 "미국이 러시아에 RD-180 엔진을 공급받는 이유는 기술이 없어서라기보단 사다 쓰는 게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단기적으로 영향을 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 타격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제재를 가한 국가와 우주 협력을 중단하면서 우리나라 위성 발사 계획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러시아 로켓 발사가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타국 로켓 활용 계약을 위한 작업에 나섰다.

한국은 올해 러시아 소유즈 로켓으로 나노위성 도요샛, 차세대중형위성 2호를 발사할 예정이다. 다목적실용위성(아리랑) 6호는 러시아 앙가라(Angara) 로켓으로 발사 계약을 체결했다.

원웹 발사 예정이었던 로켓. / 사진=트위터원웹 발사 예정이었던 로켓. / 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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