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 있든 모든 것이 연결된다…모바일 넘어선 MWC

머니투데이 바르셀로나(스페인)=김수현 기자 2022.03.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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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WC22

차량 내부에 연결된 '안드로이드 오토'로 진행자가 집에 불을 켜두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수현 기자차량 내부에 연결된 '안드로이드 오토'로 진행자가 집에 불을 켜두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김수현 기자


"오케이 구글, 나 곧 집에 들어가니까 거실에 불 좀 켜줘."

자동차에 타고 있던 진행자의 주문에 한참 떨어진 건물에서 곧바로 불이 켜지자, 관람객들 사이에선 작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이 밖에도 "실내 온도는 22도로 설정해줘", "이따 3시에 운전해서 맡긴 세탁물 찾아와야 해. 집에 있을테니까 미리 알려줘"라고 말하자, 차량 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알아서 작동했다. 집과 자동차가 5G 이동통신으로 연결돼 마치 하나의 공간처럼 작동하는 셈이다.

3일(현지시간) 폐막한 MWC22에선 '비욘드 모바일' 시대를 맞아 기존에 강조되던 모바일 기기의 '이동성'에서 진화한 기기 간의 '연결성'이 핵심 키워드가 됐다. 이번 MWC22의 커다란 주제 역시 '연결성의 촉발()'인 만큼, 1500여개 참가 기업들은 진화하는 5G(세대) 이동통신기술을 통해 언제 어디에 있든 시공간의 제약을 줄이고 산업 간 융합을 촉진하는 미래 기술을 선보였다.



사흘 간 MWC22 전시장 밖 야외 정원에 마련된 구글 부스에는 차량용 OS '안드로이드 오토'가 적용된 르노 신형 전기차 '메간 이테크 일렉트릭'이 전시됐다. 차량도 스마트폰과 같은 정보기술(IT)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남은 전기 충전량이 부족하면 차랑 스스로 운전자에 보고한 후 근처의 충전소를 탐색하기도 했다.

구글은 이밖에도 카페, 음식점, 쇼핑몰 등에서도 연결되는 '구글 생태계'를 강조했다. 특히 인공지능(AI) 카메라 서비스 '구글렌즈'를 통해 한 제품 사진을 찍기만 하면 제품을 구매하거나 비슷한 것을 파는 매장도 검색된다. 스페인어로 된 메뉴판 사진을 찍으니 바로 한국어 메뉴판으로 바뀌기도 했다. 구글은 'Better Together(함께하는 더 좋은)'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구글 픽셀6 스마트폰과 구글TV, AI스피커 '구글홈' 등 기기 간 연동성을 강조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MWC 기간 중 삼성 기기 간 연동성을 중시하며 '삼성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선언한 것과 결을 같이 한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스팟'이 배터리가 다 되었음을 알리기 위해 배를 뒤집는 모습. /영상=김수현 기자보스턴다이내믹스의 로봇 '스팟'이 배터리가 다 되었음을 알리기 위해 배를 뒤집는 모습. /영상=김수현 기자
이번 MWC22에선 편리성 뿐 아니라 '안전'을 위한 연결성도 화제를 모았다. 미국 IT기업 IBM 전시 부스에선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팟'이 등장했다. 지난 2020년 말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전시 기간 파트너사인 IBM과 함께 산업현장에 투입돼 작업자의 안전을 개선하고 현장 운영 최적화와 유지 보수에 도움을 주는 로봇 스팟을 시연했다.



스팟은 5G로 연결돼 실시간으로 다양한 지형, 지물을 감지한다. 덕분에 사람이 접근하기 힘든 시설 검사에 투입하거나 공장 내 장비 상태를 스스로 점검하면서 운영자가 장비 관리를 최적화하도록 돕는다. 스팟은 모여 있는 사람들 사이를 자유롭게 피해 다니면서 계단도 능숙하게 내려오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7배 줌이 가능해 10㎞ 떨어져 있는 사물도 인식 가능한 카메라가 달려 있어 사람의 눈으로 확인하기 힘든 사각지대까지 파악할 수 있다. 시연 중 배터리가 다 닳자, 스스로 몸을 낮춰 배를 뒤집으면서 배터리 소모를 알렸다.

화웨이 역시 중국의 한 광산에서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자동으로 흙이나 광물을 퍼나르는 5G 시스템을 구축한 사례를 직접 보여주며 안전을 위한 스마트팩토리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KT는 향후 출시 예정인 AI 방역로봇을 최초로 선보였다. 24시간 실내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공기 중 바이러스와 세균을 살균하고, 향후 5G 기반 실시간으로 공기질을 자동 분석해 사람들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KT 경제경영연구소는 "이종 산업과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들이 소개된 것이 이번 MWC의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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