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영업이익률 끌어올렸다는 DTC...토종기업 휠라도 나선다

/휠라

#"'브랜드'에게 아마존은 필요없다" 나이키가 2019년 아마존에서 판매를 전격 중단하자 미국 월가는 이렇게 평가했다. 스포츠용품 업계에는 파란이 일었다. 나이키가 2017년 아마존과 손잡고 판매를 시작한 이후 남성용 러닝화는 언제나 상위 판매 품목이었기 때문이다. 나이키는 아마존에서 벗어나는 대신 DTC(소비자 직접 판매)를 확대하면서 위조품 유통을 막고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래 경영 전략으로 DTC를 꼽는 스포츠용품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한국지사가 글로벌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하면서 '토종 기업'이 된 휠라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6일 휠라홀딩스는 지난달 말 글로벌 5개년 전략 계획을 발표하면서 시행 방안 중 하나로 '디지털 전환을 통한 DTC 역량 강화'를 꼽았다.

DTC는 유통업자를 생략해 기업에게는 수익성을, 소비자에게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과 품질을 보증해주는 판매 전략이다. DTC 성공의 핵심은 '브랜드'다. 다양한 브랜드로 소비자들을 끌어모으는 유통채널에서 벗어나 독립판매에 성공하려면 충성고객층이 두터워야 한다.

현재 휠라코리아와 휠라 U.S.A는 국내외에 직영점이 없다. 홀세일(도매) 비중이 높고 온라인 자사몰 외에 DTC 판매 채널이 없는 상황이다. 온라인 판매 비중도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사몰을 포함한 지난해 온라인 판매 비중은 휠라코리아의 경우 약 10%, 미국은 5%다. 주요 소비재 기업들이 온라인 판매 비중을 20% 이상 끌어올리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용품 브랜드들은 DTC 집중한 지 오래다. 나이키는 2019년 아마존 판매를 중단하면서 본격적으로 유통업자 '아웃'을 외치고 있다. 나이키의 DTC 매출 비중은 현재 약 40% 수준이며 2025년까지 6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TC 비중이 높아지면서 수익성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나이키의 2022년 회계연도 상반기(2021년 6월~2021년11월) 매출총이익률은 46%로 2016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COVID-19)로 해외 공장이 폐쇄되고 재고 출하가 둔화됐지만 이익률은 오히려 상승한 것이다.

아디다스 역시 2025년까지 DTC 비중을 전체 매출의 50%까지 늘리고 동시에 디지털 혁신에 10억유로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아디다스의 2020년 기준 DTC 매출 비중은 41%다. 언더아머도 40%에 달한다. 포브스는 "성공한 DTC의 경우 매출총이익률은 최소 50%, 상품에 따라 최대 85%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관건은 브랜드력이다. 휠라는 브랜드 인지도는 높지만 주고객층은 10~20대로 다소 젊은 편이다. 휠라는 18~35세를 주요 타깃층으로 삼고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영입하고 탑티어 브랜드와의 콜라보레이션 등을 통해 고급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가을에는 미국 뉴욕에 플래그십 스토어을 개설 한 뒤 세계 주요 거점에 직판매 채널도 늘린다.

휠라 관계자는 "글로벌 5개년 전략에 사용되는 1조원 중 브랜드 인지도 향상에 260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며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면 수요가 확대되면 온라인 채널 비중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