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의 필리핀, 47년만에 원전국가 재도전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2022.03.03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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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AFP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AFP


필리핀 정부가 원자력 발전 사업을 재개한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화력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과정에서 이를 대체하기 위해 원전을 국가 전력원에 포함하는 내용의 행정 명령에 서명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앙 정부는 국가 전력원에 원자력 에너지를 포함할 것을 약속한다"며 관련 부처에 가동이 보류된 바탄 원전 재가동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바탄 원전은 1976년 건설이 시작됐지만 국민 여론이 악화하면서 완공 직전인 1984년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이후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가 발생하고, 원전 건설을 지시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독재 정권이 붕괴하면서 가동이 무산됐다. 2009년부터는 관광지로 운영되고 있다.

원전을 지지해온 알폰소 쿠시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행정명령과 관련해 "전력 공급 문제와 높은 전기 요금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전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그린피스 활동가 케빈 유는 세계 최악의 원전 재해를 언급하며 "두테르테 행정부는 체르노빌과 후쿠시마와 같은 공포를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임기 만료를 3개월 앞두고 있다. 마르코스 전 대통령의 아들이자 필리핀 대선 유력 후보인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는 바탄 원전 재가동 계획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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