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선 유가 상승이 계속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시중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2일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러시아산 원유가 시장에서 배제된다는 가정에서 나온 의견이나 공급이 100만 배럴 감소할 때마다 유가가 20달러씩 상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현태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상승하는 걸 반영해 난방용, 공장 가동용으로 쓰이는 등·경유의 가격도 함께 올라 정제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유사들의 비축원유 가격이 현재 유가보다 낮아 그 차익인 재고평가이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자동차, 유틸리티 산업 등에 전방위적으로 쓰이는 산업금속으로 분류된다. 화석연료 에너지 대란으로 신재생 에너지 구축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향후에도 가격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한다. 최근 비축재고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추가적인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계절적 재고 비축이 지연된 가운데 산업금속 최대 소비국인 중국이 주도하는 실물 수요 개선까지 기대돼 산업금속 섹터 강세 랠리는 계속될 전망"이라며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에서 필수적인 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의 수요 기대가 산업금속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산업금속 관련 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됐다. 국내 최대 구리 가공업체인 풍산 (50,300원 ▼400 -0.79%)은 지난해 구리가격 상승에 힘입어 1968년 창사 이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풍산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직전해 대비 159.2% 상승한 3141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8일 공시했다. 풍산 뿐 아니라 LS (114,200원 ▼1,400 -1.21%), 이구산업 (4,320원 ▲70 +1.65%) 등 구리 관련주, 남선알미늄 (1,914원 ▼4 -0.21%), 조일알미늄 (2,030원 ▼10 -0.49%) 등 알루미늄 관련주에도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삼성증권 업종 서베이에 따르면 2차전지 업종은 니켈과 알루미늄의 공급 차질로 가격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예상된다. 양극재 소재인 니켈은 러시아 기업 노르니켈의 생산 비중이 10%를 차지하고 양극재 기판인 알루미늄박도 러시아 기업 루살이 세계 생산량 6%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석유화학 업종도 원자재 공급 차질로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가운데 러시아산 비중은 24% 수준인데 러시아산 나프타 거래처를 중동 등으로 전환하면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될 수 있다"며 "다만 플라스틱 등 석화제품 수출 가운데 러시아향 비중이 1.7%로 크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