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진호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1년 만에 방 의장의 비전이 구체화되는 것을 본 채 대표는 2018년 10월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1호(SSF 1호)를 통해 하이브의 지분 12.2%를 약 1039억원에 사들였다. 채 대표의 선구안은 적중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투자금의 9.25배에 달하는 9611억원을 회수했다. IRR(내부수익률)은 137.91%에 달한다.
특히 채 대표는 하이브가 앱(애플리케이션) 등 자체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만들어 팬에게 아티스트와의 소통, 굿즈(기획상품), 차별화된 공연 경험 등을 제공하고, IP(지적재산권) 사업을 전문화하려고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하이브 투자 이후 3대 주주로 올라선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하이브가 새로운 사업모델을 펼칠 수 있도록 이사회 참여를 통해 힘을 실어줬다.
하이브는 2019년 자회사를 통해 자체 팬 커뮤니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위버스'를 만들었고, 굿즈를 전 세계 팬들에게 발송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위버스를 통해 아티스트와 팬들이 직접 소통했고, 세계 곳곳에 있는 팬들이 동일한 가격으로 정품 굿즈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하이브는 IP(지식재산권) 사업 강화를 위해 그룹 세븐틴의 소속사인 플래디스 엔터테인먼트, 아리아나 그란데가 소속된 아메리카가 이타카 홀딩스 등을 인수하고, 레이블별로 특색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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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하이브는 빠르게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모습을 갖췄다. 기업가치도 뛰었다. 2020년 10월 상장한 하이브는 지난해 11월에는 시가총액 16조원을 기록하는 등 채 대표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올해 들어서는 10조~11조원 수준의 시가총액을 유지 중이다.
하이브 이외에도 스틱인베스트먼트가 SSF 1호에 담은 한화시스템 (19,050원 ▲530 +2.86%), HK이노엔 (37,700원 ▼550 -1.44%), 한컴라이프케어 (5,930원 ▲110 +1.89%), 더블다운인터액티브 모두 IPO(기업공개)에 성공했다. 한화시스템에 15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4월까지 2432억원을 회수했다. 2019년에는 1조2000억원 규모의 SSF 2호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그랩, 쥬비스다이어트, 휴맥스모빌리티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채 대표는 "좋은 딜을 남들보다 빨리 볼 수 있는 이점과 그러한 거래를 실제로 실행할 수 있다는 능력 덕분에 좋은 투자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올해는 SSF 2호 투자를 완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