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하이브 투자 대박' 스틱인베, 비결은?…"이것 가장 먼저 본다"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황국상 기자 2022.03.04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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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투자 수익률 9.25배…"올해 2호 펀드 투자 완결 집중"

채진호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채진호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 인터뷰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채진호 스틱인베스트먼트 대표는 2017년 방시혁 하이브(옛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이사회 의장과의 첫 만남에서 방 의장이 기존 사업 모델이 아닌 새로운 콘텐츠 플랫폼 사업을 펼치겠다는 계획을 들었다. 그로부터 1년 후 BTS(방탄소년단) 앨범 2개가 빌보드 200 차트 1위에 올랐고, 방 의장의 사업 비전이 조금씩 실현되기 시작했다.

1년 만에 방 의장의 비전이 구체화되는 것을 본 채 대표는 2018년 10월 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 1호(SSF 1호)를 통해 하이브의 지분 12.2%를 약 1039억원에 사들였다. 채 대표의 선구안은 적중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투자금의 9.25배에 달하는 9611억원을 회수했다. IRR(내부수익률)은 137.91%에 달한다.



채 대표는 "투자 당시 8500억원 수준인 하이브의 주식 가치가 이후 3조원대로 성장할 것이라 판단해 투자를 단행했었다"며 "인적 자원, 대규모 펀드 운용 경험, 하우스 브랜드 등을 통해 남들보다 딜을 먼저 볼 수 있는 '퍼스트 룩 포지션(First look Position)'을 확보한 덕분에 이 같은 딜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채 대표는 하이브가 앱(애플리케이션) 등 자체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만들어 팬에게 아티스트와의 소통, 굿즈(기획상품), 차별화된 공연 경험 등을 제공하고, IP(지적재산권) 사업을 전문화하려고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투자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디지털 전환 등 장기 트렌드에 올라타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며 "하이브는 아티스트와 팬의 관계를 통해 사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를 만들고, 앱 등 신규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혁신을 꾀했다는 점에서 성장성이 높은 투자처였다"고 설명했다.

하이브 투자 이후 3대 주주로 올라선 스틱인베스트먼트는 하이브가 새로운 사업모델을 펼칠 수 있도록 이사회 참여를 통해 힘을 실어줬다.

하이브는 2019년 자회사를 통해 자체 팬 커뮤니티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위버스'를 만들었고, 굿즈를 전 세계 팬들에게 발송할 수 있는 전자상거래 물류 시스템을 구축했다. 위버스를 통해 아티스트와 팬들이 직접 소통했고, 세계 곳곳에 있는 팬들이 동일한 가격으로 정품 굿즈를 구매할 수 있게 됐다. 하이브는 IP(지식재산권) 사업 강화를 위해 그룹 세븐틴의 소속사인 플래디스 엔터테인먼트, 아리아나 그란데가 소속된 아메리카가 이타카 홀딩스 등을 인수하고, 레이블별로 특색을 달리했다.


덕분에 하이브는 빠르게 콘텐츠 플랫폼 기업으로서의 모습을 갖췄다. 기업가치도 뛰었다. 2020년 10월 상장한 하이브는 지난해 11월에는 시가총액 16조원을 기록하는 등 채 대표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올해 들어서는 10조~11조원 수준의 시가총액을 유지 중이다.

하이브 이외에도 스틱인베스트먼트가 SSF 1호에 담은 한화시스템 (19,050원 ▲530 +2.86%), HK이노엔 (37,700원 ▼550 -1.44%), 한컴라이프케어 (5,930원 ▲110 +1.89%), 더블다운인터액티브 모두 IPO(기업공개)에 성공했다. 한화시스템에 15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4월까지 2432억원을 회수했다. 2019년에는 1조2000억원 규모의 SSF 2호를 조성하고, 이를 통해 그랩, 쥬비스다이어트, 휴맥스모빌리티 등에 투자를 단행했다.

채 대표는 "좋은 딜을 남들보다 빨리 볼 수 있는 이점과 그러한 거래를 실제로 실행할 수 있다는 능력 덕분에 좋은 투자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올해는 SSF 2호 투자를 완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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