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계에서는 지주사인 LX홀딩스가 금융업을 추가한 이유에 대해 장기적으로 CVC 설립을 검토중인 것으로 해석한다. 회사 측은 다만 사업목적 추가 변경에 대해 "신사업 추진을 위한 것"이라며 "CVC 설립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 논의되는 바는 없지만 중장기적으로 설립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지주사의 CVC 설립에 물꼬가 트인 것은 지난해 말 공정거래법 개정안 발효로 지주사도 벤처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금융사 설립이 가능해진 이후다.
GS벤처스는 국내를 중심으로 투자하며 바이오, 기후변화대응, 자원순환, 유통, 신에너지 등을 중점적으로 발굴·투자할 계획이다.
그동안 신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벤처투자를 검토했던 국내 지주사들은 규제에 가로막혀 해외 투자처를 물색해왔던 실정이다. 법개정으로 국내 스타트업 투자에도 길이 열리면서 GS 외에도 다수 대기업 지주사들이 CVC 설립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LG, 효성 등이 CVC 설립을 검토중인 것으로 파악됐으며 SK도 시장에서 자주 거론된다.
LX홀딩스 계열사에서는 이미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가 진행중이다.
지난해 LX인터내셔널이 한국유리공업 인수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 예다. 계열사 LX하우시스가 창호를 생산하고 있는 만큼 국내 판유리 업계 2위를 기록중인 한국유리공업 인수로 계열사간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됐다.
이밖에도 LX인터내셔널은 최근 CVC 소속 경험이나 회계법인 실사 경험이 있는 경영전략 투자기획 담당자 채용에 적극 나서는 등 사업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구본준 LX홀딩스 회장도 내부적으로 신사업의 중요성을 지속 당부중이다.
구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크게 주력 사업에 대한 질적 성장 도모, 사업 포트폴리오 건전화, ESG 경영 선도 등 세 가지를 당부하면서 "신사업은 기업의 미래 성장에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라며 "시장의 변화를 읽어내는 마켓 센싱 역량을 확대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속도감 있게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과정에서 저성장 사업을 효율화하고 경영 활동 전반의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해 사업 구조를 고도화해야 한다"며 "기존의 틀을 깨고 관점을 전환해 시장의 기대를 넘어서는 가치를 창출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고용 확대가 대기업 화두 중 하나인데 고용을 늘리려면 결국 창업을 많이 해야 하고 벤처 투자가 활발히 이뤄져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관련법 개정으로 국내 대기업 지주사들이 해외 뿐만 아니라 국내 벤처투자에도 길이 열리면서 지주사의 CVC 설립 사례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