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 전경. /사진제공=뉴스1
보이콧 타깃 삼성물산, GS건설 측 "공사중단 현장 없다"철콘연합회는 2일 △GS건설 청라 사업장 △현대엔지니어링 남양주 및 구로 가산 사업장 △호반건설 청주 및 광명 사업장 △대우건설 인천 한들도시개발 사업장 △포스코 송도 사업장 등에서 이날 골조공사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종합 건설사에서 골조 공사를 수주받아 현장에서 직접 시공하는 하도급 업체들로 구성된 조직이다. 이들은 지난 18일 시공능력 100대 건설사를 대상으로 계약단가 조정에 불응하면 현장 작업을 진행할 수 없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그러면서 최근 자재비와 인건비가 급등한 점을 반영해 계약단가 평균 20% 인상을 요구했다.
삼성물산과 GS건설 일부 현장 골조공사가 중단됐다는 철콘연합회 주장과 달리 회사 측은 특별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아직 각 현장에서 골조공사가 중단됐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GS건설 측도 "오전에 전국 각 현장 공사 일정을 점검했는데 차질이 발생한 곳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물산이 서초구 반포동에서 시공 중인 래미안원베일리 단지 공사 현장. 현재 지상층 골조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달 말 기준 가장 높이 올라간 건물 층은 19층으로 최고층(35층)에 아직 미치지 못한 상황이다. /사진제공=삼성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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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콘연합회는 시공 현장에서 전문 건설사들이 직접 공수하는 각재와 합판, 알루미늄폼 등 기타 자재 비용이 대폭 올랐고 작업자 인건비도 급등해 계약단가를 높이지 않으면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들은 주요 자재는 직접 조달하기 때문에 원자재 상승분을 계약단가에 반영해달라는 주장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건비도 각 현장별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인상률을 책정하면 오히려 역차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철근, 시멘트 등 원자재값이 올랐지만 이런 건설 자재들은 생산업체와 직접 계약을 맺어 공급받기 때문에 협력사에 자금 부담을 전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인건비는 개별 현장마다 계약 조건이 달라 일괄적으로 인상률을 결정할 수 없다"며 "각 현장별로 구체적인 인상률과 근거를 제시하면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이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공동사진취재단)
궁극적인 피해는 소비자에 돌아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공사대금 인상안이 전면 반영되면 결국 분양가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금처럼 주택 가격이 크게 오르고 대출 규제가 강화된 상황에서 분양가까지 오르면 청약신청마저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도 이번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원자재 비용이 상승하면 공사비가 올라 표준건축비와 표준품셈도 상승한다"며 "이렇게 되면 결국 일반 소비자 부담이 커져 조심스럽게 지켜보는 입장"이라고 했다. 이어 "업계 의견을 취합해 담당 부서에 공식 의견을 보내고 중재 테이블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민간 공사는 사인간 계약으로 정부가 중재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기 때문에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