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7, 달라진 '3M' 유세 풍속도…마스크, 모바일, 그리고 또?

머니투데이 김도균 기자 2022.03.02 17:34
글자크기

[the300]

(서울=뉴스1)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됨에 따라 20대 대선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뉴스1 DB) 2021.11.5/뉴스1  (서울=뉴스1)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로 선출됨에 따라 20대 대선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안철수 국민의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뉴스1 DB) 2021.11.5/뉴스1


지난 달 15일 시작된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만 2주를 넘겼다. 이번 대선 유세의 특징은 '3M'으로 요약된다.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마스크(Mask), 어퍼컷·발차기 등 달라진 유세 매너(Manner), 유튜브·유세 앱 등 모바일(Mobile)을 적극 활용한 유세가 선거 풍속도를 바꾸고 있다.

유세 도구 된 마스크...후보간 공방 소재 되기도
2월 15일부터 3월 1일까지 대선 공식선거운동 기간 중 유세에 나선 각 당의 모습./사진(왼쪽부터)=독자 제공, 국민의힘 제공, 정의당 제공, 국민의당 제공2월 15일부터 3월 1일까지 대선 공식선거운동 기간 중 유세에 나선 각 당의 모습./사진(왼쪽부터)=독자 제공, 국민의힘 제공, 정의당 제공, 국민의당 제공


이달 9일로 다가온 대선은 2020년 초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이후 처음 치러지는 대선이다. 달라진 일상만큼 유세 현장 풍경도 바뀌었다.

유세 현장에서 마스크는 방역 용품을 넘어 하나의 선거운동 도구가 됐다. 선거운동원들은 각자 당의 상징색 마스크를 착용해 유세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파란색, 국민의힘은 빨간색, 정의당은 노란색, 국민의당은 주황색 등이다.



다만 주로 노란색 마스크를 착용하고 유세에 나서는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제외하면 후보가 직접 상징색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정의당의 한 관계자는 "심 후보가 직접 당의 상징인 노란색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유권자에게 이미지를 각인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도를 표방하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박빙 대선 국면에서 중도층 확장이 중요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색깔 드러내기를 자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역 광장에서 집중 유세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3.1/뉴스1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1일 경기 고양시 덕양구 화정역 광장에서 집중 유세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2.3.1/뉴스1
한편 마스크 착용에 관한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두고 이 후보와 윤 후보간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윤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달 15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마이크를 잡고 연설을 하는 모습이 포착되자 이 후보가 이튿날 유세에서 "왜 자꾸 마스크를 벗어 감염 위험을 높이느냐"고 지적한 것이다. 그러나 이 후보 역시 19일 경기도 화성 유세부터는 방역당국으로부터 가능하다는 지침을 받았다며 마스크를 벗고 연설했다.


엄숙함에서 벗어난 유세 매너...어퍼컷, 발차기, 방망이까지
(왼쪽)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오른쪽)2월22일 오전 부산 광복동 패션거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사진(왼쪽부터)=국민의힘 제공. 국민의당 제공.(왼쪽)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유플렉스 앞.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오른쪽)2월22일 오전 부산 광복동 패션거리.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사진(왼쪽부터)=국민의힘 제공. 국민의당 제공.
(전주=뉴스1) 오대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을 맞은 19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에서 열린 ‘새로운 전북의 미래, 균형발전의 중심 전북!’ 집중 유세에서 '부스터 슛'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쬐깐한 거 확 한번 차 불겠다"며 '하이킥'을 날린 후 "골인, 골인, 코로나19는 나락으로 골인했다"고 말했다. 2022.2.19/뉴스1  (전주=뉴스1) 오대일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첫 주말을 맞은 19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 구정문 앞에서 열린 ‘새로운 전북의 미래, 균형발전의 중심 전북!’ 집중 유세에서 '부스터 슛'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쬐깐한 거 확 한번 차 불겠다"며 '하이킥'을 날린 후 "골인, 골인, 코로나19는 나락으로 골인했다"고 말했다. 2022.2.19/뉴스1
달라진 유세 매너도 눈길을 끈다. 어퍼컷(윤 후보), 발차기(이 후보), 배트 스윙(안 후보) 등 퍼포먼스를 적극 활용한 유세다.

윤 후보는 지난달 15일 부산 서면 유세를 시작으로 어퍼컷을 거의 매 유세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다. 지난달 28일과 이달 1일에는 권투 글러브를 착용하고 어퍼컷 세리머니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19일 전북대 앞에서 발차기 퍼포먼스를, 이튿날 수원시 만석공원 유세에서는 '송판 격파 시범'까지 했다. 코로나19를 날리고 극복하겠다는 명분이다. 안 후보는 같은 달 22일 본인의 고향 부산에서 '4번 타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며 야구 방망이를 휘둘렀다.

이처럼 달라진 유세 풍속도의 한 요인으로 중요해진 20·30대(2030) 표심을 꼽는다. 박창환 교수는 "과거 역대 대선에서 대선후보는 엄숙했어야 했는데 이번에는 그로부터 자유로워졌다"며 "2030 표심을 잡아야 하기 때문에 더 그렇다"고 말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 역시 "젊은 유권자들은 (지나치게) 무게감 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정치인은 그런 시대에 맞춰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스윙보터(지지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유권자)로 분류되는 젊은층이 이번 대선에서 승부처로 부각한 데 따른 현상이라는 얘기다.

재밍, 유세의힘, 심파라치, 안플릭스...모바일 통한 유세전 신(新)풍속도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2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대선 후보들이 토론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2022.2.25/뉴스1  (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25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2차 법정 TV 토론회에서 대선 후보들이 토론을 앞두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2022.2.25/뉴스1
코로나19의 유행과 매체의 발달로 비대면 유세 방식이 다양해진 것 역시 변화된 모습이다. 각 후보들은 유튜브 등을 통해 유세 현장을 실시간으로 생중계하는 한편 다양한 창구로 유권자들과 소통에 나서고 있다.

과거 대선에서 유세는 대선후보와 유권자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창구였다. 1987년 13대 대선을 앞두고 여의도 광장에서 연이어 열린 유세가 대표적이다. 그해 11월29일 김대중 당시 후보를 시작으로 12월2일 노태우 후보가, 12월5일 김영삼 후보가 각각 이곳에서 유세 대결을 펼쳤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연설에는 130만명이 모여 그 인파가 인근 한강 다리까지 이어졌고 일부는 망원경으로 유세를 지켜봤다고 전해진다. 하지만 1997년 15대 대선에서부터 TV토론이 도입되면서부터 대규모 인파를 동원한 유세는 점차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번 대선은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유세 방식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방문자가 주요 관심사를 선택하면 맞춤 콘텐츠를 형식의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 '재밍'과 온라인 정치구독 플랫폼을 표방한 '이재명플러스'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청년 공약 카테고리를 따로 분류해두거나 인기 공약을 담은 영상이나 카드 뉴스 등을 정리한 '윤집', 전국 유세차 위치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고 유세차 연설을 신청할 수 있는 앱 '유세의힘' 등을 개설했다.

국민의당은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 공간 '폴리버스 캠프'를 공개해 청년공약을 발표했으며 안 후보 이름과 넷플릭스를 결합한 '안플릭스'를 공식 홈페이지로 선보이고 안 후보 관련 영상 등을 홍보하고 있다. 정의당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인 '심파라치'에서 힙합 패러디 영상을 통해 젊은 세대를 향한 공약 설명에 나서고 있다.

다만 이같은 방식의 선거운동은 다양한 성향의 유권자들에 다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접 앱을 설치하거나 사이트를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게다가 유튜브의 경우 구체적인 알고리즘 작동 방식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용자가 이전에 시청한 콘텐츠와 유사한 성향의 콘텐츠를 추천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박창환 교수는 "본인이 보고 싶은 것만 보게 된다는 점에서 유튜브에 한계가 있다"며 "경제·안보·사회 문제 등에서 후보들의 생각을 종합적으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SNS나 유튜브는 확증편향을 강화시키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2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 동대문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용지 검수 작업을 하고 있다.  2022.3.2/뉴스1  (서울=뉴스1) 허경 기자 = 2일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로 동대문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제20대 대통령 선거 투표용지 검수 작업을 하고 있다. 2022.3.2/뉴스1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