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대형 정비사업 수주전, 2차 입찰 때 잇달아 깜짝 등장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 대형 정비사업 수주전에 코오롱글로벌이 깜짝 등장하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노량진3구역 조합 측은 포스코건설만 단독 참여해 또다시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하지 않고 다시 시공사 선정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합 관계자는 "2차 입찰에도 포스코건설이 단독 입찰해 유찰되면 수의계약 전환 여부를 이사회와 대의원회에 상정하겠다"면서도 " 조합원들이 수의계약에 부정적이이서 부결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상 밖의 코오롱글로벌의 등장으로 수의계약 대신에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조합은 오는 4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고 포스코건설과 코오롱글로벌 대상으로 조합원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 노원구 월계동신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이 곳 역시 HDC현대산업개발 단독 입찰로 한 차례 유찰된 사업장이었다. 하지만 2차 입찰에서 코오롱글로벌이 등장해 경쟁구도가 형성됐고 수의계약 전환없이 HDC현대산업개발이 '무난히' 시공권을 따냈다.
"대안설계도 없이 입찰, 적극성도 없어" 조합원들 불만과 의혹 제기

특히 1000가구가 넘는 서울 정비사업 현장은 대형 건설사 간에도 경쟁이 치열하다. 노량진3구역 입찰을 검토했던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노량진뉴타운에서 노른자 위치이기 때문에 입찰을 검토했지만 포스코건설이 워낙 오랫동안 작업을 한 사업지라 승산이 낮다고 판단해 입찰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조합원들은 코오롱글로벌의 갑작스러운 등장에 불만과 의혹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량진3구역 조합 관계자는 "코오롱글로벌은 사업지에 홍보 문구를 걸기는 커녕 입찰에 참여할 때 특화설계·대안설계 조차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시공권을 따내겠다는 의지가 있는 지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말했다. 월계동신 재건축 시공사 입찰 1차 합동설명회에선 한 조합원이 코오롱글로벌을 향해 "홍보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코오롱글로벌이 써 낸 공사비도 수상하다고 주장한다. 코오롱글로벌이 월계동신 재건축과 노량진3구역 재개발 입찰에서 써낸 공사비가 경쟁사의 '97.42%'로 동일했기 때문이다.
코오롱글로벌의 등장에 조합원들이 직접적으로 '들러리' 의혹을 제기한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대구시 중구 서문지구주택 재개발 입찰에도 코오롱글로벌이 갑작스럽게 등장해 GS건설과 경쟁구도가 형성되자 조합원들이 '들러리'라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기도 했다.

건설사들의 담합의 형태는 사전에 낙찰자와 투찰 가격(희망하는 낙찰가격)을 합의하는 게 주를 이룬다. 서로 들러리를 서주는 식인데 예를 들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발주한 '공촌하수처리장 증설 및 고도처리시설공사'에 포스코건설이 낙찰자로, 코오롱글로벌이 들러리로 참여했다. 마찬가지로 LH가 발주한 '광주 전남 혁신도시 수질복원센터 시설공사' 입찰에서는 코오롱글로벌이 낙찰자로, 포스코건설이 들러리로 참여했다. 공정위는 2014년 3월 이 두 건설사에 대해 총 121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들러리 논란에 해당 건설사들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코오롱글로벌측은 "지방 뿐 아니라 서울 중대형 단지도 수주를 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얼굴을 비추는 것"이라면서 "공교롭게 두 사업지 모두 2차 입찰에 참여했는데 우연의 일치"라고 밝혔다. 입찰에 참여했지만 적극적이지 않다는 조합원들의 지적에 대해서는 "조합 지침에 따르면 입찰 이후에는 개별적으로 조합원 접촉이 금지돼 있어 지침에 따라 홍보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건설 역시 "노량진3구역은 오래전부터 수주를 위해 노력해온 사업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코오롱글로벌과의 담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