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3·1절에 '민주' 18번 외친 文대통령...키워드로 본 연설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22.03.01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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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2.03.01.[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2.03.01.


"지난 100년, 우리는 3·1독립운동과 임시정부가 꿈꿨던 민주공화국을 일궈냈습니다.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하며 억압받지 않는 나라, 평화롭고 문화적인 나라를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중 마지막 3·1절 기념식에서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선조들이 우리에게 물려준 위대한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공화국인 대한민국의 역사를 기억하고 기리는 일은 오늘의 민주공화국을 더 튼튼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서 눈에 띄는 건 문 대통령이 '민주'라는 단어를 18번 언급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같은 행사에선 3번 언급한 것과 비교된다. 그만큼 문 대통령이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의 민주주의를 '위기'로 진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을 마친 뒤 출연진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2.03.01.[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을 마친 뒤 출연진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2022.03.01.
키워드1. 민주공화국
문 대통령은 이날 민주공화국을 여러차례 언급했다. 헌법 제1조1항인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를 강조하듯 우리 국민들이 지난 100년간 쉬지 않고 달려오며 민주공화국을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민주공화국의 뿌리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가 열린 임시정부 기념관을 언급하면서 "여기엔 3·1독립운동의 함성이 담겨있고, 풍찬노숙하며 나라의 독립에 한평생을 바쳤던 지사들의 애국심이 담겨있다"며 "우리는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뿌리를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역사는 평범함이 모여 위대한 진전을 이룬 진정한 민주공화국의 역사다"며 "1919년 3월 1일, 이름 없는 사람들이 모여 태극기를 들었고 만세 소리 가득한 거리에서 자신처럼 해방된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을 만났다. 비폭력의 평화적인 저항이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하고, 임시의정원을 구성해 국민이 민주공화국의 주인이 되었음을 선언했다"며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2.03.01.[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2022.03.01.
키워드2. 선진국 대한민국
문 대통령은 또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의 달라진 위상을 강조했다. 100년전 힘이 없어 나라를 잃은 국민들이 다시 일어나 명실상부 선도국가를 이뤄낸 기적같은 서사를 연설에 담았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난 100년, 목표를 하나하나 이뤄냈다"며 "식민지와 전쟁을 겪은 가난한 나라 대한민국은 청계천의 작은 작업장에서, 독일의 낯선 탄광과 병원에서, 사막의 뙤약볕과 전국 곳곳의 산업 현장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흘린 땀방울로 선진국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지난 5년 위기 극복과 함께 미래를 위한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며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소재·부품·장비 자립화의 길을 개척했다. 위기 극복을 넘어 혁신과 성장을 이끄는 동력을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구체적인 경제 표와 수치를 언급하면서 국민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은 코로나 터널을 헤쳐 간 일등 공신이었다. 방역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우리 경제는 4% 성장률을 달성했고, 1인당 국민소득 3만5000달러 시대를 열었다"며 "지니계수, 5분위 배율, 상대적 빈곤율 등 3대 분배지표가 모두 지속적으로 개선돼 '위기가 불평등을 키운다'는 공식도 깰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이제 누구도 얕볼 수 없는 부강한 나라가 됐다"며 "세계가 공인하는 선진국이 됐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2022.03.01.[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일 서울 서대문구 국립 대한민국임시정부 기념관에서 열린 제103주년 3.1절 기념식에서 참석자들과 만세삼창을 하고 있다. 2022.03.01.
키워드3. 국민통합
문 대통령은 이밖에 국민통합도 강조했다. 국가적 위기 앞에선 국민 모두 힘을 합쳐야 그 위기를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3·1독립운동에는 남과 북이 없었다. 다양한 세력이 임시정부에 함께했고, 좌우를 통합하는 연합정부를 이뤘다"며 "항일독립운동의 큰 줄기는 민족의 대동단결과 통합이었다. 임시정부 산하에서 마침내 하나로 통합된 광복군은 항일독립운동사에 빛나는 자취를 남겼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극심한 갈등을 풀어야만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다시 한번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1945년 11월, 고국으로 돌아온 임정 요인들은 분단을 막기 위해 마지막 힘을 쏟았다"며 "그 끝나지 않은 노력은 이제 우리의 몫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활약한 분들을 임정 요인이라 불러왔고, 임정 요인이라는 단어에는 우리 후손들의 존경이 담겨 있다. 지금까지 우리 국민 모두는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각자의 자리에서 소중한 사람이 됐다"며 "이제 우리는 선도국가라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출발했다. 그 길에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임정 요인과 같고 모두가 선구자이며, 모두가 중요한 사명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누구도 대한민국을 흔들 수 없다. 이제 누구도 국민주권을 빼앗을 수 없고 이제 누구도 한 사람의 삶을 소홀히 대할 수 없다"며 "독립의 열기로 뜨겁게 타올랐던 1919년의 봄, 고난과 영광의 길을 당당히 걸어가 마침내 우리 모두의 위대한 역사가 된 선열들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바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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