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미국의 앤드류 J. 페우스텔과 리키 아널드, 러시아의 올레그 아르테몌프가 탑승한 러시아 소유즈 MS-08 우주선이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선 발사기지 발사대에서 국제 우주정거장을 향해 발사되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정부는 러시아 로켓 사용이 어려울 경우 타국가와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서류 준비 작업에 들어갔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러시아 상황을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다"면서도 "다만 러시아 로켓 발사가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새로운 타국과의 로켓 활용 계약을 위한 서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요샛과 차중형 2호는 러시아 소유즈 로켓, 아리랑 6호는 러시아 앙가라(Angara) 로켓에 실려 발사될 예정이다. 한국도 독자적 우주 로켓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누리호(KSLV-II)를 개발 중이지만, 완성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여전히 러시아 로켓에 의존하는 이유다.
항우연 로켓 전문가는 "전례에 비춰볼 때 이미 체결된 러시아와의 로켓 발사가 뒤집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다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는 매우 특수한 상황"이라면서 미국의 러시아 제재가 확대될 가능성, 또 서방 제재에 따른 러시아의 입장 변화 등을 부정적 변수로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의 요구로 우리의 위성 발사 로켓 계약이 무산된 전례가 있다. 정부는 2000년대 초 아리랑 2호 로켓의 국제 입찰을 진행, 당시 중국의 장정 로켓을 선정했다. 하지만 아리랑 2호에는 미국산 부품이 쓰였고, 이 부품이 제3국으로 가면 '미국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계약 조항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중국과 불편한 관계였던 미국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한국은 중국에 낸 1차 선지급금을 고스란히 날리고, 러시아 로켓으로 갈아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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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반발이 거세질 수도 있다. 러시아연방우주국(ROSCOSMOS)은 EU의 경제 제재로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 우주기지에서 진행되는 소유즈 로켓 발사를 일시 중단하고, 직원 87명을 철수시키기로 했다. 한국도 국제사회의 대 러시아 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만큼, 러시아의 보복 조치가 나올 수 있다. 안드레이 쿨릭 주한 러시아 대사는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에서 한국의 대러 제재 동참에 "깊은 유감"이라며 "30년 간 한러 관계는 긍정적으로만 발전해 왔는데, 이런 추세의 방향이 바뀔 것 같다"고 엄포를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