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우리집 필수품?..."감기약 동났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03.0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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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 우리집 필수품?..."감기약 동났다"


코로나19(COVID-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정부가 자율과 책임에 기반한 방역 의료 체계로 전환했다. 고위험군 일부를 제외한 신규 확진자 대부분이 재택치료 대상이다.



이달부터 확진자 동거인의 자가격리도 전면 해제했다. 두 차례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PCR(유전자 증폭) 검사도 권고사항으로 바꿨다. 재택치료자 중 일부(집중관리군)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의약용품(재택치료키트)를 받지 못한다. 사실상 일부 고위험군을 제외하면 코로나19를 개인 스스로 조심하고 관리해야 한단 의미다.

이 때문에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 종합감기약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미리 감기약을 구입하는 가정이 많기 때문이다. 일부 제품의 경우 품귀 현상이 빚어지기도 했다. 국내 주요 종합감기약 회사의 수혜가 기대되는 이유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일반의약품 종합감기약 회사는 동아제약(판피린), 동화약품 (8,540원 ▲180 +2.15%)(판콜), 대원제약 (14,760원 ▲250 +1.72%)(콜대원) 등이다.

그동안 국내 종합감기약 시장은 코로나19(COVID-19)로 오히려 악영향을 받았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감기 환자가 줄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1년 44주차 국내 독감(인플루엔자) 환자 수는 1000명당 2명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같은 기간(1000명당 5.8명)보다 눈에 띄게 감소했다.


올해 들어 분위기는 바뀌었다. 코로나19 재택치료가 전방위적으로 확대되면서 감기약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재택치료자는 1일 0시 기준 79만2494명이다. 이중 재택치료키트를 받을 수 있는 집중관리군은 14.4%(11만4048명)뿐이다. 나머지 일반관리군은 별도의 의료기관 관리나 재택치료키트를 받지 못한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이달 중순쯤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확진세가 지속될수록 재택치료자 역시 늘 수밖에 없다.

정부의 대대적인 코로나19 재택치료 전환 뒤 제약업계에선 의사 처방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종합감기약에 대한 수요 증가를 실감하고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일반감기약을 유통하는 도매상과 약국에서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며 "생산하는대로 물량이 나가고 있어 생산설비를 24시간 풀가동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 일반감기약 시장은 1400억원 규모로 수년간 큰 변화가 없는데 코로나19 재택치료 전환으로 눈에 띄는 시장 성장이 예상된다"며 "일부 감기약은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고, 최근엔 감기약뿐 아니라 소화제 같은 가정 상비약까지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이달 들어 의약품 도매상에 있던 일반감기약 재고가 약국으로 나가는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며 "생산을 지속하고 있지만 일부 제품의 경우 수요를 못 따라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증권시장에서도 종합감기약 수요 확대가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지난 2월 한 달간 동아제약 모회사 동아쏘시오홀딩스 (115,900원 ▲2,700 +2.39%), 대원제약, 동화약품 모두 주가가 올랐다.

오승택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재택치료 위주로 방역 체계가 변하면서 대원제약 감기약 콜대원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콜대원은 코로나19로 2020~2021년 성장세가 둔화했지만 올해 1분기를 기점으로 재택치료 수혜가 본격화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형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에서 재택치료자 중 집중관리군만 재택치료키트를 주기 때문에 일반관리군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종합감기약, 해열제 등 상비약을 준비하고 있어 관련 기업의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2019년 기준 일반의약품 감기약 시장 규모는 약 1400억원 규모로, 전체 2100만 가구가 각각 2.2회 정도 소비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로나19 재택치료로 각 세대별 감기약 소비가 연간 1회 정도 늘어난다 가정하면 감기약 시장은 40% 이상 성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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