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역 내 서울메트로박물관에 마련된 광화원.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가 나온다. 미디어콘텐츠 업체 디스트릭트와 세계적인 미디어아트그룹 '유니버셜 에브리씽', 독일 비주얼 아티스트 티모 헬거트 등이 참여했다. /사진제공=콘진원
수난의 역사를 살던 광화문은 600여년이 흐른 2022년 세종의 바람대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한국의 '디지털 뉴딜' 성과를 알리는 실감콘텐츠의 장(場)으로 거듭나면서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한 세종로 일대에 AR(증강현실)·VR(가상현실)·인터랙티브 등 실감기술과 예술이 어우러진 콘텐츠가 본격 가동하면서 '코로나 블루'를 치유하는 나들이 장소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8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 설치된 미디어 캔버스에서 나온 '광화벽화' 미디어 아트. /사진=유승목 기자
'광화시대(Age of Light·光化時代)'의 마지막 콘텐츠, '광화벽화'다. 이 초대형 화면에선 광화문의 역사를 담은 '광화 연대기', 별똥별에 대한 선조들의 생각을 예술로 승화한 '리빙몬스터' 등 13종의 영상이 흘러나왔다. 이날 광화벽화 오픈을 지켜본 황희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문화와 기술에 있어서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출발점이자 시작점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광하벽화 콘텐츠. /사진제공=콘진원
프로젝트를 맡은 콘진원은 3년 여의 기간을 거쳐 지난해 12월부터 완성된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선보였다. 광화벽화를 비롯, △위치기반형 AR 콘텐츠 '광화경' △실감형 미디어파크 '광화원' △실시간 스트리밍 공연 '광화풍류' △가상현실 어트랙션 '광화전차' △빅데이터 기반 참여형 공공조형 콘텐츠 '광화수(樹)' △위치기반 실감형 투어게임 '광화담' △지능형 홀로그램 인포메이션센터 '광화인(人)' 등이다.
전부 광화문을 중심으로 퍼져 있는데, 광화시대 완성을 위해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서울교통공사, 세종문화회관 등도 팔을 걷어붙였다. 조현래 콘진원장은 "기술적 한계를 도전하며 대중적인 접근법을 모색하고 글로벌을 지향하면서 한국적인 것을 담는 쉽지 않은 프로젝트"라며 "3년에 걸쳐 서울 종로구, 역사박물관 등 여러 유관기관의 도움으로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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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트릭트·SM, 한류 콘텐츠 다 모였다
인기 한류 아이돌 샤이니의 민호 IP를 활용해 만든 홀로그램 광화인. /사진제공=콘진원
한류 요소도 더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 에스엠 (78,100원 ▲2,000 +2.63%)(sm)과의 IP(지식재산권) 계약을 맺고 만든 홀로그램 안내센터 광화인은 한류스타 샤이니의 민호다. 인공지능(AI) 딥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실제 사람들이 묻는 말에 대답하며 광화문을 소개한다. 이날 광화인 민호는 사인을 해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안내를 해드려야 해서 바쁘네요. 이해 부탁드려요."라고 거절해 웃음을 자아냈다.
역사·문화공간에 실감기술이 더해지며 광화문은 코로나19(COVID-19) 속에서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문체부에 따르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인한 여가심리 저하와 관람객 제한, 추위 등 악재에도 한 달여 만에 콘텐츠 관람객이 1만명을 넘어섰다. 코로나 이후 방한관광이 시너지도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황희 장관은 이날 "광화시대는 과거와 현재, 실감기술을 통한 미래를 한꺼번에 마주하는 시작이자 대한민국이 문화와 기술을 선도하는 출발점"이라며 "광화문의 이름 유래처럼 빛으로 시·공간을 뛰어넘어 전 세계인의 소통의 장으로 다시 태어나 광화문 일대를 세계적 명소로 거점화하고 실감콘텐츠 공급 창출을 이끌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