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달러 돌파" VS "급등세 진정"…유가 놓고 엇갈린 전망

머니투데이 홍순빈 기자 2022.02.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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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달러 돌파" VS "급등세 진정"…유가 놓고 엇갈린 전망


우크라이나발(發) 지정학적 위기로 원유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향후 유가 전망에 대한 국내외 전문가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국내 증권사들은 원자재 급등세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 관련 투자가 부담스러운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외국계 투자사와 전문가들은 국제 유가가 계속 상승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28일 오후 1시 기준 영국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5.1달러 상승한 배럴당 99.22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미국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도 5.3달러 상승한 96.89달러에 거래중이다. 지난 25일 기준으로 브렌트유와 WTI는 지난달 3일 대비 각각 23.99%, 20.38% 상승했다.



원유 가격은 올해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중동 지역의 유류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는데도 산유국 협의체인 OPEC+기 기존의 증산규모(하루당 40만 배럴)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보였기 때문이다.

거기에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기름을 부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되자 국제유가가 2014년 이후 8년만에 100달러를 넘어섰다.

외국계 투자사와 국제 원유 전문가들은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을 속속히 내놨다. 이미 공급 부족 상태인 시장에 러시아산 원유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 국제유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OPEC+의 추가 증산이 없다면 더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투자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2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2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라이스타드 에너지의 루이스 딕슨 선임시장분석가는 "유가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치솟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분쟁으로 러시아산 원유 흐름에 차질이 생기면 6월까지 배럴당 130달러에 육박하고 추가적인 차질이 발생하면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국내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인들이 지난 27일 서울 중구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행진하고 있다/사진=뉴스1국내 체류 중인 우크라이나인들이 지난 27일 서울 중구 러시아대사관 앞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며 행진하고 있다/사진=뉴스1
국내 증권사 "원자재價 급등세 지속되지 않아"
반면 국내 증권가에선 에너지 가격의 급등세가 지속되진 않을 것으로 분석한다.

우선 러시아 금융기관 등을 향한 미국과 유럽의 금융제재가 강화됐지만 제재 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편이다. 또 러시아에 대한 유럽의 원자재 의존도가 높아 제재를 강화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적잖다.

아울러 2014년 크림반도 사태와 다르게 글로벌 증시의 인플레이션과 통화 긴축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게 변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기엔 시간이 필요하나 에너지가격 급등세는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면전이 에너지 공급의 큰 차질을 의미하진 않고 국제유가 급등세는 진정되며 글로벌 증시가 안정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란 핵협상 후 원유 수출이 허용되면 공급망 우려가 해소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란 핵협상이 최종 단계에 들어섰으며 이란의 원유 수출이 허용된다면 이란은 단기간 내 최대 배럴당 130만달러 만큼의 원유수출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과거 유가 하락을 경험한 셰일업체들의 생산증대폭은 제한적이고 OPEC도 점진적으로 증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2014~2016년과 같은 급격한 유가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했다.

다만 현재 우크라이나 사태로 변동성이 큰 국면에서의 섣부른 에너지 투자는 피하라는 게 증권가의 조언이다. 원자재 선물 가격에 연동되는 ETF, ETN 상품들이 올초 높은 수익률을 보였지만 추가적인 가격 상승을 경계할 것을 당부했다. KODEX WTI 원유선물 ETF와 KBSTAR 미국 S&P원유생산기업 ETF는 지난달 3일 대비 각각 8.9%, 13.86% 상승했다.

김소현 연구원은 "아직까지 우크라이나 리스크가 지속 중이지만 현재 시점에서의 에너지 투자는 부담스럽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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