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원전, 향후 60년 주력 전원"…원전株 '상한가'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2.28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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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원전 3·4호기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신고리 원전 3·4호기 /사진제공=한국수력원자력


문재인 대통령이 "원전을 주력 기저전원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기존의 탈원전 정책 기조와 달리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하면서 원자력 관련주가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기존 정책 기조에서 변화는 없다고 진단하면서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유럽연합(EU)의 녹색분류체계 등을 이유로 향후 원전 시장의 성장을 전망했다.



28일 두산중공업 (16,210원 ▲350 +2.21%)은 전 거래일 대비 1900원(10.05%) 오른 2만800원에 장을 마쳤다. 일진파워 (12,550원 ▲180 +1.46%)(17.75%)와 에너토크 (5,800원 0.00%)(6.59%)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보성파워텍 (3,030원 ▲80 +2.71%)은 이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현안점검 회의'에서 신한울 1·2호기, 신고리 5·6호기 원전을 언급하며 "가능하면 빠른 시간 내에 단계적 정상가동을 할 수 있도록 점검해달라"고 주문했다.



문재인 정부가 줄곧 탈원전 정책을 이어온 만큼 향후 정책 기조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이어졌다. 주요 원전주는 이날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새로울 게 없다고 봤다. 나민식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쟁점이 되는 신한울 3·4호기 건설 재개에 대한 언급은 없었기 때문에 탈원전 정책에 대해서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신한울 1·2호기와 신고리 5·6호기는 2020년 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이미 계획된 원전이었다. 이와 달리 신한울 3·4호기는 문 정부의 탈원전 로드맵에 따라 2017년 8차 계획에서 제외된 뒤 건설이 중단됐고 9차 계획에서도 빠졌다.


문 대통령의 해당 언급은 원전 비중을 줄이는 작업이 60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이뤄지니 그동안 가동되는 원전을 잘 활용하자는 취지로 풀이된다.

대통령도 "우리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신규 원전 건설 중단, 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의 수명 연장 금지 등을 2084년까지 장기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원전이 지속 운영되는 향후 60여 년 동안은 원전을 주력 기저전원으로서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러-우 사태, EU의 그린택소노미…원전 기대감↑
(바실키프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27일 (현지시간) 우크라니아 수도 키예프 외곽 바실키프에 위치한 원유 저장소가 러시아 군의 야간 공습으로 연기가 솟아오르는 동안 주민들이 슈퍼마켓 앞에 줄을 서 있다.  (C) AFP=뉴스1  (바실키프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27일 (현지시간) 우크라니아 수도 키예프 외곽 바실키프에 위치한 원유 저장소가 러시아 군의 야간 공습으로 연기가 솟아오르는 동안 주민들이 슈퍼마켓 앞에 줄을 서 있다. (C) AFP=뉴스1
원전 발전량은 전세계 에너지원에서 그 비중이 점차 줄어왔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1980년대 원전 발전량은 연평균 11% 높은 성장을 보이다 1990년대 3%대로 하락, 최근에는 역성장했다. 특히 2011년 후쿠시마 사태 이후 일본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원전 발전 감소가 있었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 대란 우려가 커지면서 원자력을 비롯한 대체에너지 공급원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이 원전을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분류체계(그린택소노미)로 분류하는 규정을 최근 확정한 점도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탈원전을 주장하는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등은 이번 규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지만 원전 우호적인 정책을 펴는 국가도 적잖다. 기존 원전 주요국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하고 폐기물 위협이 덜한 것으로 알려진 4세대 원전을 중심으로 원전 확대 방안을 내놓고 있다.

프랑스는 2030년까지 SMR(소형모듈원전) 개발을 목표로 10억 유로를 지원하기로 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인프라 투자 관련 법안에 원전 운영과 차세대 원자로 개발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담았다. 영국은 원전을 탄소 제로 전략에 포함했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주요 국가 정책이 호의적으로 변해가면서 원전 시장 역시 성장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며 "우라늄 시장도 10여년 간의 부진을 딛고 장기 수급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고 기존 원전 설비의 수명 연장까지 더해질 경우 성장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TF로 원전·우라늄 투자하고 싶다면…URA·URNM 주목
원자력 발전 자원인 우라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에는 대표적으로 '글로벌 X 우라늄 ETF'(티커명 URA)와 '북해 글로벌 우라늄 채굴 ETF'(URNM)가 있다. URA와 URNM 주가는 이달 들어 지난 25일(현지시간)까지 각각 9.92%, 10.01% 상승했다.

URA는 우라늄 채굴 및 광산 기업이 많이 있는 캐나다(48.7%), 호주(13.9%)를 비롯해 원자력 기술력이 높은 미국(6.3%), 한국(6.2%) 등의 기업에 고루 투자한다. 원전 관련 시설과 기자재 업체로 종목이 구성돼 주가가 우라늄 가격에 연동되는 경향이 있다.

URNM은 우라늄 채굴과 광산 분야 비중이 크다. URA보다 북미 편입 비중이 조금 더 높고 상위 종목에 중광 핵광업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 차이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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