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명부 의무화가 잠정 중단된 25일 서울시내 한 백화점 출입구가 고객들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 1월 초, 한 복합쇼핑몰 옆을 지나던 중 동행하던 친구가 내게 말했다. '딱히 할 일도 없으니 같이 쇼핑이나 해볼까' 싶던 찰나, 바로 앞의 출입구에 '폐문'이라고 적혀있는 걸 발견했다.
이 같은 '폐문'은 QR코드 혹은 안심콜 체크인 확인 및 관리를 위해 해당 복합쇼핑몰이 매장 출입구 개수를 최소화한 데 따른 조치였다. 지난해 7월30일부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방역당국)가 유통산업발전법상 3000㎡ 이상인 백화점, 복합쇼핑몰 등 대규모 점포는 QR코드와 안심콜 등으로 출입명부를 의무 관리하는 방안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오는 3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이상 시행 시 대규모 점포의 출입명부 관리 도입을 의무화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28일 시험운영에 나선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에서 방문객들이 안심콜, QR코드 등 출입명부를 작성한 뒤 입장하고 있다. 2021.07.28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막혔던 곳이 뚫린 만큼 자연히 고객들이 열린 출입구를 따라 매장 안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9~22일 복합쇼핑몰, 백화점의 방문객 수는 전주(지난 12~15일) 대비 늘어났다. 아이파크몰 관계자는 "닫혀있던 출입구가 열리면서 평소 그곳을 지나다가 편안한 마음에 매장을 둘러보기 위해 쇼핑몰 안으로 들어오는 고객들이 생겨 방문객이 늘었다"고 말했다. 롯데월드몰의 방문 고객도 소폭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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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출입구가 열려있으면 소비자는 그냥 지나가다가도 매장이 들어오라고 손짓하는 느낌을 받는다"며 "반대로 눈 앞의 출입구가 닫혀있다면 꼭 구매해야 할 상품이 있어 목적성이 뚜렷할 경우엔 멀리까지 돌아서 다른 출입구를 찾겠지만, 특별히 확실한 목적성이 없는 경우엔 매장 입장을 포기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단 매장 안으로 고객이 들어오면 매출 증진 효과를 누릴 수 있다"며 "기분전환 겸 매장을 둘러보던 고객이 충동구매를 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내 한 복합쇼핑몰이 고객으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이재은 기자
그래도 업계는 출입명부 의무화 폐지 조치로 한시름 놓은 표정이다. 한 복합쇼핑몰 관계자는 "기존에 보안요원, 청소 매니저 등이 돌아가면서 출입명부를 관리해왔고 추가로 인력도 충원했는데, 이제 이 같은 인력을 다른 곳에 배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