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대국민 연설' 나선 우크라 대통령 "러, 대화 나서라"

머니투데이 정혜인 기자 2022.02.2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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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침공]
"군·민간인 모두 공격, 우크라군이 대부분 막아"
"추가 제재에도 공격 이어져, 러시아 설득 실패"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젤렌스키 대통령 페이스북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젤렌스키 대통령 페이스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러시아의 공격을 모두 막았다면서 러시아에는 대화를 촉구했다.

25일(이하 각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TV로 방영된 대국민 연설에서 "이날 오전 4시(한국 기준 오전 11시) 러시아군이 미사일 공격을 재개했지만, 우크라이나 군대가 거의 모든 방향에서 러시아의 공격을 막아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공습은 우크라이나군과 민간인 모두를 겨냥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은 이번 공격이 오로지 우크라이나 군사시설만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1941년 독일 나치의 공격과 비교하며 맹비난했다. 그는 "끔찍한 러시아 로켓이 (수도) 키예프를 공격했다"며 "우크라이나는 그 악(러시아 미사일 공격)을 물리쳤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는 조만간 우리와 대화를 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는) 이 전쟁을 끝내고 침공을 멈추는 방법을 우리에게 말해야 할 것"이라며 "대화가 일찍 시작될수록 (러시아의) 손실은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공격에 맞선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용기를 강조하며 러시아인들의 저항을 촉구했다.

대국민 연설에서 그는 또 "(서방의) 새로운 제재가 러시아를 설득하지 못했다"면서 미국, 유럽 등 주요국이 발표한 러시아 경제제재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내고,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을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사회의 규탄과 추가 제재에도 러시아군의 공격이 계속되는 상황을 지적하며, 현재 러시아에 내려진 경제제재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플래닛 랩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프 외곽 추후이브 공군 기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뉴시스플래닛 랩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하르키프 외곽 추후이브 공군 기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AP=뉴시스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러시아군 우크라이나 군사작전 선포 후 추가 경제제재를 연이어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4일 앞서 중국 화웨이를 벼랑 끝으로 몰았던 '해외 직접 생산품 규칙'을 적용한 러시아에 대한 첨단기술 수출 통제 등의 추가 경제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해외 직접 생산품 규칙'은 미국 밖에서 외국기업이 만든 제품이어도 미국의 소프트웨어나 기술이 사용됐을 경우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다.

유럽연합(EU) 27개국 회원국 정상들도 24일 러시아에 대한 추가 경제 제재안을 공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렌 EU 집행위원장은 추가 제재에 대해 "러시아 금융시장의 70%를 겨냥한 제재"라고 트위터를 통해 설명했다. 영국도 러시아 은행들을 런던 금융시장에서 차단하고, 군수·하이테크 무역 제한 등의 제재를 발표했다. 또 푸틴 대통령의 전 사위인 키릴 샤말로프 등 러시아 부호 5명에게 자산동결과 입국 금지 제재를 부과했다.


일본도 추가 제재 대열에 합류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25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국제사회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가 일방적인 국제법 위반했다"며 추가 제재 계획을 발표했다. 일본의 추가 제재안에는 러시아 금융기관 거래중단, 비자발급 정지, 반도체 등 주요 물품들의 대 러시아 수출 제한 등이 담겼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비트코인 등 추적이 불가한 암호화폐를 통해 주요국의 고강도 금융제재망을 피해갈 것이라고 주장, 국제사회의 추가 제재가 우크라이나 사태 완화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자금세탁 감시 전문가인 로스 텔스턴은 CNN에 "만약 러시아가 암호화폐만 쓰기로 한다면 사실상 모든 제재를 회피할 수 있을 것"이라며 러시아가 이미 암호화폐로 제재를 피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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