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戰 초대형 악재에도 美증시 '상승 반전' 이유는[뉴욕마감]

머니투데이 뉴욕=임동욱 특파원 2022.02.25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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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마켓플레이스뉴욕 타임스퀘어 나스닥 마켓플레이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초대형 악재에도 뉴욕증시가 상승 마감했다. 이날 장 초반 2% 이상 하락하며 흔들렸던 주요 지수들은 오후 들어 낙폭을 회복하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변동성이 큰 기술주들이 큰 폭으로 올랐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92.07포인트(0.28%) 오른 3만3223.83으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63.20포인트(1.50%) 오른 4288.70으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지수는 436.10포인트(3.34%) 오른 1만3473.59로 장을 마쳤다.



이날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장 초반 각각 2.6%, 3.5% 가까이 하락했지만, 시장이 악재에 진정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오후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이날 1.997%로 출발한 10년물 국채 금리는 1.963%로 하락했다.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에 월가 '충격'
(서울=뉴스1)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식화하면서 곳곳에서 포성과 폭발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24일(현지시간) 폭격에 인한 폭발로 불타고 있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일대.(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2022.2.24/뉴스1  (서울=뉴스1)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식화하면서 곳곳에서 포성과 폭발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24일(현지시간) 폭격에 인한 폭발로 불타고 있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일대.(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2022.2.24/뉴스1
이날 월스트리트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에 비상이 걸렸다. 개장 전 미국 주요 선물지수들은 2%대 하락하며 증시 하락을 예고했고,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CBOE 변동성 지수(VIX)는 17% 이상 오르며 15개월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BCS글로벌마켓의 슬라바 스몰랴니노프 최고전략가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에게 믿을 수 없는 상황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다"며 "이것은 모든 것의 완전한 변화이며, 우리는 지금 다른 세계에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번 침공으로 유가와 가스 가격이 치솟으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제프리스의 투자전략팀은 "유가와 가스 가격이 앞으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 높아져 중앙은행들이 힘겨운 긴축 사이클에 빠지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카이로스 파트너스의 알베르토 토키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갈등이 지속된다면 시장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와 함께 경기 둔화를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초대형 악재에도 美증시 3대 지수 '상승 반전'... 이유는
예상대로 이날 주요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2%대 약세를 보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낙폭은 줄어들었고, 오전 11시경 나스닥지수가 가장 먼저 플러스(+) 전환을 시도했다.

LPL파이낸셜의 라이언 디트릭 최고시장전략가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일단 주식을 팔고 나중에 생각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러나 과거의 전쟁 등 주요 지정학적 사건들은 경제가 견고한 기반 위에 있는 경우 대부분 단기적인 문제였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러시아의 공격은 전세계 주식시장이 팬데믹 이후 높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그동안 시장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미 연방준비제도의 긴축 정책에 대해 우려해 왔는데, 이번 지정학적 혼란으로 인해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일정을 늦추거나 긴축 강도를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에 이날 매수세가 유입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가의 공포지수 VIX는 이날 장중 37.79까지 치솟았다가 오후 들어 급격히 하락, 전날보다 2.26% 내린 30.32로 마감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미국 연방준비제도
엔비디아·넷플릭스 6% 상승...팔란티어 13% 급등
실제로 이날 시장에는 기술주들에 대한 매수세가 몰렸다.

엔비디아와 테슬라가 각각 6.07%, 4.80% 오른 가운데, 애플은 1.52% 올랐다. 넷플릭스와 마이크로소프트는 각각 6.14%, 5.10% 상승했고, 알파벳과 메타도 각각 3.94%, 4.57% 올랐다.

팔란티어는 13.42% 급등했고 도어대시는 10.90% 상승했다. 트위터는 6.77% 올랐다.

전기차주인 리비안과 루시드는 각각 10.74%, 5.46% 올랐다.

인텔과 퀄컴은 각각 4.59%, 3.93% 올랐고, AMD는 6.14% 상승 마감했다. 허츠는 14.89% 올랐고, 위워크는 5.23% 상승했다.

방산주도 상승세를 보였다. 록히드 마틴은 1.75% 상승했고, 레이시온 테크놀로지는 2.75% 올랐다.

은행주 하락...러시아 기업투자 ETF 19% 급락
반면 은행주들은 동반 하락했다.

JP모건체이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각각 2.79%, 2.64% 내렸고, 웰스파고는 2.30% 하락했다.

러시아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VanEck 러시아ETF는 이날 19.09% 급락했다.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타격 주겠다" 美 제재카드, 러 금융시스템 정조준


U.S. President Joe Biden delivers remarks on Russia's attack on Ukraine,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February 24, 2022. REUTERS/Leah Millis Date: 24/0U.S. President Joe Biden delivers remarks on Russia's attack on Ukraine, in the East Room of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February 24, 2022. REUTERS/Leah Millis Date: 24/0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미국이 강력한 경제 제재를 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러시아 경제에 심각한 수준의 비용을 부과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러시아의 외화 관련 사업 수행 능력에 지장이 생길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이번 제재조치로 러시아 최대 금융기관에 심각한 비용을 부과하고, 러시아를 세계 금융시스템으로부터 더욱 고립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재로 러시아 은행 부문 자산의 약 80%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기관을 완전히 차단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이날 미국은 러시아 최대 금융기관인 스베르방크와 25개 자회사에 대해 미국 금융시스템과의 연결을 끊었다. 또 러시아 제2금융기관인 VTB은행 및 20개 자회사에 대한 전면 차단 제재를 시행했다.

이밖에 러시아 주요 금융사인 오트리트 은행, 소브콤방크 OJSC, 노비콤방크 및 34개 자회사에 대해서도 전면 차단 제재를 가했다. 미국 금융시스템에 연계된 이들 기관의 자산은 전면 동결하고, 미국인이 이들과 거래하는 것도 금지했다.

또 13개 러시아 주요 기업들에 대해 신규 부채 및 지분거래 제한 조치를 부과, 이들이 미국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없도록 했다.

이밖에 러시아 엘리트와 가족에 대한 추가적인 전면 제재 조치와 함께, 러시아의 우군인 벨라루스의 주요 국영 은행 2곳, 방산기업 9곳, 정권과 연계된 7명의 관료 및 고위급도 제제 대상에 올렸다.

미국은 군사, 생명공학, 항공우주산업에 필수적인 반도체와 통신, 암호화 보안, 레이저, 센서, 항법 등 다른 첨단산업에서 러시아를 고립시키기 위해 고안된 수출 통제도 시행할 계획이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미국 특정 기술을 사용한 제품이나 소프트웨어를 러시아로 수출할 수 없도록 강제하는 조치를 통해 러시아의 첨단 기술에 대한 접근을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부과한 제재는 지금까지 나왔던 어떤 제재 조치보다 강하다"며 "우리의 제재는 세계의 3분의2가 우리와 함께 하도록 만들었을 정도로 강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러시아 최대 국영기업들이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차단하는 새로운 규제도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분쟁이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도 발표했다. 유가 상승에 대응해 미국의 전략비축유를 추가로 방출키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들이 주유소에서 느낄 고통을 줄이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며 "이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직 안심 이르다...인내심 가질 때"
[마리우폴=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마리우폴 외곽의 우크라이나군 레이더 등 군사시설이 러시아의 포격으로 손상돼 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군이 서쪽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우크라이나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2022.02.24.[마리우폴=AP/뉴시스] 2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마리우폴 외곽의 우크라이나군 레이더 등 군사시설이 러시아의 포격으로 손상돼 있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군이 서쪽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우크라이나로 진입했다고 밝혔다. 2022.02.24.
이날 반등에 안심하긴 이르다는 진단도 나온다.

도이체방크의 미국주식부문 빙키 차다 최고전략가는 CNBC에 "러시아의 침공은 우리나 시장이 가지고 있던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며 "기본적으로 5~6% 정도 더 하락한다면 증시는 고점 대비 20% 가까이 떨어지며 약세장에 진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폴 크리스토퍼 글로벌마켓 투자전략 헤드는 마켓워치에 "현금이 있더라도 지금은 떨어진 주식을 살 때가 아니고 팔 때도 아니다"며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에 지금은 인내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미국 보스턴의 한 주유소 /사진=임동욱미국 보스턴의 한 주유소 /사진=임동욱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4월 인도분은 배럴당 0.90달러(0.98%) 오른 93.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4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오후 11시24분 기준 배럴당 2.57달러(2.65%) 오른 99.41달러를 기록 중이다.

금 가격은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5.00달러(0.26%) 내린 1905.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는 강세다. 이날 오후 5시27분 기준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91% 오른 97.07을 기록 중이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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