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폭격에 인한 폭발로 불타고 있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일대/사진=우크라이나 대통령실
푸틴 대통령의 연설 직후 키예프 등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에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이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CNN은 우크라이나 현지 주민과 특파원 등을 인용해 키예프와 하르키우, 드니프로, 오데사, 마리우폴, 자포리지야 등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도 키예프 인근 보리스필 국제공항을 포함해 크라마토르시크, 하리코프 등 전역에서 폭발음이 났다고 전했다. 키예프와 서부 리비프에서는 공습 사이렌이 터져나왔고, 사람들은 지하철역 등으로 대피했다. 우크라이나 영공 내 모든 민항기 운항도 금지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침공 사실을 확인하며 계엄령을 선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개한 짧은 영상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다며 국제적인 지원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의 보좌관인 안톤 게라슈첸코도 "침략이 시작됐다"며 "우크라이나와 세계는 지금 새로운 히틀러(푸틴 대통령을 지칭)를 막을 것인가, 아니면 제3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게 둘 것인가 선택하는 갈림길에 서 있다"고 했다.
러시아의 공격으로 인한 피해도 보고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내무부 관계자는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최소 8명이 숨지고 9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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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지상전 이어질까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뿐만 아니라 북부, 남부 등 3면에 걸쳐 지상군을 투입하고 있어 전면적인 지상전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북쪽에서는 벨라루스를 통해 러시아군이 진입하고 있다. CNN에 따르면 러시아 포병과 군용차량 등이 벨라루스 베셀로프카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진입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의 국경부대와 순찰대 및 검문소 등을 공격하고 있다. 러시아에 병합된 남부 크림반도에서도 러시아 탱크와 중장비들이 국경을 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도 반격에 나서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적의 국경 돌파 시도에 당당히 맞서고 있다"며 "상황은 통제될 것이다. 러시아군 병력에 손실을 입히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 우크라이나 군은 돈바스 지역 인근에서 5대의 러시아 항공기와 헬리콥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를 부인한 상태다.
군사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곧 우크라이나에 대한 대규모 지상전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브 리 유라시아프로그램 외교정책연구소 연구원은 가디언에 "러시아의 육해공군 정밀 타격 능력은 뛰어나지만 정밀유도탄 비축량이 적기 때문에 첫 공격 후 지상군 파견을 통한 공격에 나설 것"이라며 "러시아가 가능한 한 빨리 지상군을 움직이고 싶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