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바이오파마, 6조 안구건조증 시장 겨냥… 첫 바이오신약 승부수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2022.02.2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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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올바이오파마, 6조 안구건조증 시장 겨냥… 첫 바이오신약 승부수


한올바이오파마 (33,950원 ▼250 -0.73%)가 6조원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자사 주력 파이프라인인 'HL036'(탄파너셉트) 개발을 위해 해외에서 안과 분야 임상 전문가를 영입했다. 최근 3년간 매출액 15%가량을 R&D(연구개발)에 투자했던 기조에 맞춰 신약 개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개발 성공 시 세계 최초 안구건조증 바이오 신약이 되는 만큼 글로벌 블록버스터 탄생에 기대가 모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는 최근 미국 법인 HPI의 최고의학책임자(CMO)이자 최고개발책임자(CDO)인 글로벌 임상 전문가 알미라 차비 박사를 영입했다. 차비 박사는 이른바 '안과 신약 개발' 전문가다. 머크, 제넨텍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의 안과 분야에서 다양한 프로젝트를 추진한 경험이 있다.



차비 박사 영입으로 안구건조증 바이오 의약품 HL036 개발 전망도 밝아졌다. 앞서 HL036은 미국 현지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개선 효과를 보이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 11월 임상 평가 기준을 바꿔 3-2상(VELOS-3)을 시작했다.

3-2상은 앞선 결과를 기반으로 임상 대상자를 세분화했고, 평가지표도 ICSS(하부각막염색지수)에서 CCSS(중앙부각막염색지수)로 변경했기에 보다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300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이 진행되며 올해 7월 종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 세계 안구건조증 유병 인구는 약 1억250만명이다. 해당 질환 치료제 시장은 2016년 2조6000억원에서 10년 뒤인 오는 2026년 6조7000억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국내·외 안구건조증 치료제 시장은 대부분 글로벌 제약사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앨러간의 레스타시스(시클로스포린)·노바티스의 자이드라(리피테그라스트)가 대표적이다.

자이드라는 지난 2019년 하반기에만 1억9200만달러(약 2306억원) 매출을 기록했는데 시장조사 기관인 글로벌데이터(GlobalData)는 자이드라가 오는 2026년 12억달러(약 1조4000억원)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레스타시스 지난해 실적은 3억6400만달러(약 4373억원)로 전년 대비 5.7% 성장했다.
한올바이오파마, 6조 안구건조증 시장 겨냥… 첫 바이오신약 승부수
현재 출시돼 있는 안구건조증 치료제는 화학합성 약물로 점안 시 작열감 등의 부작용이 주로 보고된다. HL036은 바이오 의약품으로서 이들 경쟁 약물 대비 부작용이 적어 경쟁력이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임상 시험에서 HL036이 인공눈물을 점안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의 편안함을 나타냈다"며 "사실상 무자극 제품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출시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L036은 올해 하반기 3-2상을 마치고 세 번째 임상 3상에 돌입한다. 미국 식품안전처(FDA) 안구건조증 신약 개발 가이드라인에 따라 유효성과 안전성 검증을 위해 최소 두 번 이상의 3상을 진행해야 한다. 모든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는 2024년 BLA(생물학적 제제 허가 신청)를 접수하고 2025년 이후 허가·상업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희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HL161'(바토클리맙)의 미국 임상 3상도 올해 시작된다. 중증근무력증에서 용혈성빈혈과 갑상선안병증까지 3개 적응증 임상 시험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개발사 이뮤노반트는 지난해 모회사 로이반트로부터 약 2000억원 증자를 받아 현재 6000억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 중이다. 여러 추가 적응증을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할 자금적 여유를 갖췄다.

HL161은 FcRn 저해제(Anti-FcRn) 기전을 갖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다. 지난해 알제넥스의 '에프가티지모드'가 중증근무력증 치료제로서 첫 FDA 승인을 받았다. 경쟁사 대비 개발 속도는 늦지만 오히려 해당 기전 약물이 첫 허가를 받음으로써 HL161 성공 가능성도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 관계자는 "HL161은 환자 스스로 주사하는 피하 주사 제형으로 개발 중"이라며 "중증근무력증과 같은 만성질환은 지속적으로 약을 투여해야 하는 만큼 제품이 출시되면 시장의 반향이 꽤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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