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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원자재…" 기업도 초비상, 경제 제재로 러시아 현지 생산 차질 우려

머니투데이 이태성 기자, 심재현 기자, 김성은 기자, 김도현 기자, 정한결 기자, 이강준 기자, 최민경 기자 2022.02.2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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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식화하면서 곳곳에서 포성과 폭발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24일(현지시간) 폭격에 인한 폭발로 불타고 있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일대.(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2022.2.24/뉴스1  (서울=뉴스1)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식화하면서 곳곳에서 포성과 폭발이 잇따르고 있다. 사진은 24일(현지시간) 폭격에 인한 폭발로 불타고 있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 일대.(우크라이나 대통령실 제공)2022.2.24/뉴스1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내 기업들에도 비상이 걸렸다.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값 상승, 대 러시아 제재로 인한 현지 공장 부품 수급 등 대비해야할 변수가 눈덩이다. 당장 영향이 없는 기업들도 침공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는 무역업계 대응 지원을 위해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 대책반' 가동에 들어갔다.

정유 화학 철강업계...100달러 돌파한 유가 등 원자재 가격 향방에 촉각
2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작전 수행을 선포하면서 국제유가가 치솟고 있다. 국제 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가격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장중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4%대 급등했다.

원유가격 급등에 정유·석유화학업계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원유는 2~3개월 전 미리 도입이 확정돼 당장은 영향이 없다"면서도 "분쟁 장기화를 대비한 원유 수급처 다변화 준비, 리스크 요인별 유가 변동성 모니터링을 면밀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원가가 올라가면서 수요도 함께 올라가는 시기라면 스프레드(제품가-원가) 유지로 버틸 수 있지만 지금은 수요가 다운턴에 접어든 상황"이라며 "원가는 올라가는데 수요는 받쳐주지 않아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범용 제품 위주로 부정적 영향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원재료값 상승시 제품가 반영에는 1개월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현재 전쟁이 장기적으로 갈지, 단기로 그칠지 지속 모니터링 중"이라며 "아울러 분쟁 장기화시 제품 원료가 되는 나프타 수입이 어려워질 수 있어 수급처 다변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가 철광석의 주요 산지라 철강업계도 원자재 가격 상승을 걱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호주·러시아 등과 함께 전세계 철광석 매장량의 10% 이상을 보유한 지역으로,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철광석 생산량은 세계 5~6위 수준이다. 다만 지속적으로 철광석 상승하던 추세에 있었던 만큼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반도체 제조공정에 필요한 네온가스 등 수급, 가격 상승 우려
반도체 제조 공정에 필수적인 네온·아르곤·크립톤·크세논 등 비활성가스 공급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네온가스의 70%를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할 당시에도 네온 가격이 10배 이상 급등했다. 한국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수입된 네온 가운데 우크라이나산은 23%로 중국에 이어 2위였지만 재작년에는 52.5%로 가장 많았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올초 국산화 성공으로 국내 필요량의 16% 정도를 자체 조달할 수 있게 됐고 공급선 다변화 등도 준비하면서 한숨은 돌린 상황이지만 공급부족이 장기화할 경우 문제가 빚어질 수 있다"며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손실도 상당한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센서와 메모리반도체를 만드는 데 쓰이는 팔라듐 공급이 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러시아는 팔라듐 생산 1위 국가다.

유럽을 오가야하는 해운업계는 유가 뿐만 아니라 직·간접적으로 위험지역 인근을 지날 수 있어 긴장을 놓지 않고 있다. 팬오션은 흑해에 기항 예정인 벌크선을 운영 중인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면전을 벌일 경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영해를 지나지 않는 HMM 등도 긴장 고조지역 인근을 지날 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더 걱정은 러시아 경제 제재로 인한 손실

업계가 더 우려하는 대목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국제사회의 러시아 제재 조치에 따른 타격이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수출 제재 방침을 밝힌 데 이어 우리 정부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우리나라에서 러시아로 직접 수출하는 반도체 물량은 많지 않지만 국내 자동차·가전업체의 러시아 현지 공장에 필수부품을 공급하지 못하게 될 경우 공장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칼루가 지역에서 유럽 수출용 가전 공장을 운영 중이고 LG전자도 모스크바 외곽 루자 지역 공장에서 가전과 TV를 생산하고 있다.

자동차업계도 조마조마하긴 마찬가지다. 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러시아에서 약 38만대를 판매했는데, 이중 상당부분이 러시아 내 공장에서 생산된 물량이다. KAMA는 국지전으로 인한 루블화 가치 하락이 있을 경우 판매가 10%가량 감소하고, 전면전으로 확대할 경우 감소폭은 29%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러시아 내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서방 제재가 본격화되면 이 공장에서 부품 수급 차질도 있을 수 있다.

조선업계와 방산업계는 당장은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 3사의 수주 잔고 150척 중 러시아 물량이 7척 정도인데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러시아 제재와 원자재 가격 추이를 면밀히 보고 있다"고 밝혔다.


방산업계의 경우 러시아 파견 인력이 있으나 전쟁지역과는 거리가 멀어 우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전언이다. 전쟁 발발이 장기적으로 무기 수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러시아 확장 정책에 따라 K9자주포가 유럽쪽 수출 많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러시아와 기술 협력을 오래 해왔던 만큼 정세에는 민감하게 대응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 관계자는 "러시아와 우주국방 사업 관련해서 기술 협력을 오랜 기간 해왔지만 앞으로 정세에 따라 독자 기술 개발해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무역협회는 이날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지의 국가와 교역하고 있는 우리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긴급 대책반을 즉각 구성하고 운영에 돌입했다. 관련 애로 및 건의사항이 있는 경우 무역협회 홈페이지(www.kita.net) 또는 대표전화(1566-5114)로 접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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