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나브만 있는게 아니다"…보령제약 '2000억 항암제' 도전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2.02.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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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브만 있는게 아니다"…보령제약 '2000억 항암제' 도전


보령제약 (10,270원 ▲210 +2.09%)의 항암제가 고혈압치료제 '카나브'와 함께 주력 의약품 '원투펀치'로 부상할지 주목된다. 2년전 항암제 사업부 지위를 격상시키며 추진한 전략 성과가 하나 둘 나오기 시작한다. 인수한 항암 브랜드 매출이 오르는 한편 자체 개발중인 항암신약도 초기 임상에서 주목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 3년뒤 항암제에서만 2000억원 매출을 낸다는 것이 보령제약 목표다.

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보령제약의 풀베스트란트 성분 제제 '풀베트주'를 허가했다.



풀베스트란트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아스트라제네카의 항암제 '파슬로덱스'다. 풀베스트란트 관련 특허는 지난해 모두 만료된 상태다. 이에 보령제약이 이번 풀베스트란트 성분 제제 허가를 통해 파슬로덱스 제네릭(복제의약품) 도전에 나선 셈이다. 국내 첫 파슬로덱스 제네릭 도전인 동시에 보령제약의 올해 첫 항암제 관련 행보다. 연초부터 항암제 사업의 고삐를 죄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보령제약 항암제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한다. 보령제약의 핵심 항암제 제품군은 젬자, 젤로다, 제넥솔 등이다. 특히 젬자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35%가량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항암제 사업이 탄력을 받은데 힘입어 보령제약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보다 9.9% 늘어난 595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02억원으로 24.6% 증가했다.



2020년 항암사업본부를 ONCO(항암)부문으로 승격하며 영업과 마케팅을 강화한 효과가 나타난 결과다.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도 주효했다. LBA는 특허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의 국내 생산, 허가권, 유통권 일체를 인수하는 전략이다. 젬자가 LBA의 대표 사례다. 보령제약은 2015년 일라이릴리로부터 젬자 유통권을 확보한데 이어 2020년에는 국내 독점 제조·판매 권리까지 인수했다.

항암제 성장 전략은 영업, 마케팅, LBA에만 크치지 않는다. 항암신약인 비호지킨성 림프종 치료제 'BR101801(프로젝트명 BR2002)' 개발도 진행중이다. 아직 임상 초기 단계이지만, 유의미한 개발 성과가 나오기 시작한다.

이와 관련, 보령제약은 지난해 연말 미국혈액학회(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 ASH)에서 'BR101801'의 임상 1a 결과를 공개했는데 임상에 참여한 총 9명의 말초 T세포 림프종 환자 중 1명에서 암세포가 모두 사라진 상태인 '완전관해'를 확인했다. 2명에게서 '부분관해'를 확인했다. 비호지킨성 림프종 관련 치료제 세계 시장 규모만 11조원 수준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전략을 통해 2025년까지 항암제 부문에서 매출액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것이 보령제약 목표다. 회사 대표 의약품인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와 함께 핵심 먹거리 2개를 동시에 갖추게 되는 셈이다. 한국 15호 신약이기도 한 카나브는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보령제약은 카나브를 통해서도 2025년까지 매출 2000억원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2025년까지 항암제 품목도 20개 이상 확보할 계획"이라며 "기존 판권 인수 전략도 지속적으로 추진해 항암제 역량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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