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주주환원정책을 확대하는 기업이 늘며 파격 배당이 나오고 있다. '짠물배당' 일색이던 한국 증시에서 '주주환원의 꽃'인 배당이 증가하면서 한국증시의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도 한 발짝 가까워졌다.
주당 배당금도 효성티앤씨(5만원)가 역대급 숫자를 제시했고 한국쉘석유도 1만9000원의 배당을 결의했다. 효성티앤씨의 경우 지난해말 배당기준일에 200주를 보유한 주주의 경우 배당금 1000만원을 받는다.
효성티앤씨는 배당금으로 2158억원을 쓰는데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79억원의 약 20%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4대 금융지주도 배당금과 배당성향을 늘렸다. SK 역시 사상 최대규모 배당인 4476억원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며 주당 8000원의 배당금을 결의했다.
배당증액은 자사주 소각과 함께 최고의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히지만 공매도를 줄이는 효과를 발휘해 주가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공매도는 대차 또는 대주한 주식을 매도하고 주가가 하락한 뒤 저가에 매수해 상환하면서 차익을 누리는 구조다. 그런데 주식을 갚기 전에 고배당이 발생할 경우 주식을 갚을 때 배당금까지 물어줘야 한다.
예를 들어 효성티앤씨를 지난해 12월 공매도한 뒤 주식을 상환하지 않은 공매도측은 주식을 반환할 때 현 주가의 10% 넘는 배당금을 반환해야 한다. 2020년 효성티앤씨의 주당 배당금이 5000원(2020년말 주가 기준 2.5%)에 불과했으므로 이를 대수롭게 여긴 공매도 측이 해를 넘겼다면 이제 5만원을 고스란히 갚아야 한다. 공매도 측은 주식을 매도했기에 실제로 받은 배당금은 없는데 배당금 현금에 주식대차 수수료까지 지불해야 한다.
이 때문에 헤지펀드를 비롯해 공매도 투자자들은 고배당주를 꺼리며 대부분 12월 배당기준일 이전에 숏커버링(공매도한 주식을 반환을 위해 매수하는 것)에 나선다.
허필석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대표는 "공매도의 경우 배당 리스크를 피하기 위해 배당기준일 임박 시점에 대부분 숏커버링을 실시하는 곳이 많다"며 "특히 큰 폭의 배당 증액이 예상되는 기업에는 공매도를 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