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노리는 보로노이, 올해 첫 바이오 대어 IPO 통할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02.2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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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노리는 보로노이, 올해 첫 바이오 대어 IPO 통할까


공모시장에서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가운데 공모 규모가 1000억원을 넘는 대어급 IPO(기업공개)가 등판을 앞두고 있어 관심이 높다. 상장 전 국내외에서 4건의 기술이전에 성공한 보로노이가 주인공이다.

최근 주식시장과 공모시장의 바이오 저평가 기조를 고려하면 신약 개발 기업의 대형 IPO가 쉬운 환경은 아니다. 반대로 보로노이가 성공적으로 코스닥에 입성할 경우 바이오에 대한 부정적 시장 평가를 전환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로노이는 오는 3월 14~15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공모 절차에 돌입한다. 앞서 증권신고서 정정을 통해 한 차례 공모 일정을 연기했다.

보로노이는 2015년 설립한 표적치료제 개발 회사다. 효능이 좋고 독성이 낮은 신약 후보물질을 잘 찾는 기업이란 평가다. 자체적으로 개발한 AI(인공지능) 솔루션과 세포·동물 실험실을 기반으로 가능성 있는 신약 후보물질을 1년여 기간 안에 발굴 및 도출한다. 국내에서 신약 후보물질을 가장 많이 실험하는 회사란 설명이다.



보로노이의 신약 개발 경쟁력은 시장에서 어느 정도 입증됐다. 이미 해외 3건, 국내 1건의 기술이전에 성공했다. 보로노이의 누적 기술수출 단계별 기술료 합계는 약 2조1000억원이다.

기술이전 상대방 중 나스닥 상장회사 브리켈과 오릭파마슈티컬이 있다. 국내 바이오 벤처가 나스닥 상장사에 대규모 기술수출에 성공한 사례는 드물다.

추가로 2023~2024년 궤양성 장질환·건선·아토피 치료제(RIPK1), 교모세포종·췌장암 치료제(LRRK2) 비소세포폐암 치료제(EGFR C797S) 등 8개 파이프라인(EGFR exon20의 경우 중화권 지역 권리)의 기술이전에 나서겠단 목표다. 이르면 연내 의미있는 기술이전 계약을 성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보로노이는 여러 파이프라인의 추가 기술이전을 통해 2024년 매출액 1166억원, 영업이익 77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보로노이가 제시한 희망공모가밴드는 5만~65000원이다. 밴드 기준 예상 공모 규모는 1000억~1300억원이다. 예상 기업가치는 6984억~9080억원이다.

최근 공모시장 분위기는 대형 바이오 IPO에 긍정적인 상황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부각된 바이오 저평가 기조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공모시장에서 1000대 1 이상의 수요예측 및 청약 경쟁률이 속속 나오는 가운데 바이오 공모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 모두에게 철저히 외면받고 있다.

실제 이달 바이오에프디엔씨가 올해 가장 낮은 청약경쟁률(4.74대 1)로 체면을 구긴 데 이어 최근 진단기업 노을 역시 청약경쟁률 8.7대 1을 기록했다. 바이오에프디엔씨와 노을은 수요예측 경쟁률도 두자릿수에 그쳤다. 1000억원 이상을 공모하는 보로노이의 성패가 주목받는 이유다.

보로노이는 지속적인 파이프라인 개발 및 고도화, 기술이전 추진 등을 통해 성장하겠단 계획이다.

김현태 보로노이 경영부문 대표는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 경험이 있는 글로벌 제약사에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기술수출 했다"며 "FDA 시판 허가 가능성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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