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마지막 금통위, 이번엔 금리 동결?…'깜짝 인상' 변수 있다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2022.02.2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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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0%대 '제로 금리' 시대는 1년 8개월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한국은행 제공) 2021.11.25/뉴스1  (서울=뉴스1)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1.00%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이로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0%대 '제로 금리' 시대는 1년 8개월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한국은행 제공) 2021.11.25/뉴스1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코로나19(COVID-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집값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다음달 한은 총재의 임기 만료와 대선을 앞뒀다는 점도 동결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은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3% 안팎으로 크게 올리면서 향후 추가 금리 인상의 토대를 닦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3일 한은 등에 따르면 오는 24일 이주열 한은 총재가 임기 종료 한달여 앞두고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봉을 잡는다. 이 총재는 다음 달 31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이날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하게 된다.

한은 금통위를 앞두고 시장 참가자들은 '기준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선과 신임 한은 총재 임명이라는 이벤트를 앞두고 있어 정책결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다. 또 한은은 이미 작년 8월부터 세 차례 기준금리를 올려 코로나19 이전(1.25%) 상태로 되돌려둔 터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금통위까지 연속 금리 인상을 한 뒤 이 총재가 '인상에 대한 효과를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는 속도조절에 대한 이야기를 해준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이후에도 한은은 지속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를 하겠다고 한 상황이라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것이 한은이 도모하고자 하는 변동성 완화 측면에서는 더 맞는 선택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한은은 지난 1월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 효과'를 지켜보겠다는 문구를 새롭게 추가하며 잠시 쉬어갈 수 있다는 의미를 남기기도 했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채권부문 파트장은 "3월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금리인상) 강도를 파악해야하고 지난 1월 금리인상이 선제적이었다는 인상이 있는 만큼 최근 물가전망이 부담이 된다 하더라도 2월에 또 인상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이번 동결은 지난해 8월부터 3차례 인상한 부분을 점검하는 취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통화정책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이 변수다. 미국에선 오는 3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한꺼번에 금리를 0.50%포인트(p) 올리는 이른바 '빅스텝(big step)'을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 소비자물가가 지난 1월 전년동기대비 7.5% 오르며 40년 만에 가장 높이 치솟은데 이어 이달 소비자물가도 높게 나오면 미국 시장에서 빅스텝설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서도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으로 두달 연속 하락했던 수입물가가 1월에 상승전환했다.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선 국제유가 급등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이는 물가안정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논거가 될 수 있다. 이 총재도 지난달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수준(2.5%)를 웃도는 2%대 중후반에 이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와 함께 발표하는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지난해 11월) 2.0%에서 3% 안팎으로 크게 올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물가 전망치가 상향 조정된다면 한은이 그동안 촉각을 곤두세웠던 가계부채와 자산과열 등 '금융불균형'에서 '물가'로 초점이 옮겨갈 수 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달 금통위는 동결을 예상하지만 인상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며 "물가 전망을 상향 조정하면서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이 쉬어가더라도 물가에 대한 위협을 크게 느낀다면 기준금리는 올해 말 최대 2%까지 도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함께 발표한다. 이미선 연구원은 "높아진 물가상승률과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고려하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남은 분기에 한 번씩 인상해 연말까지 2.0%까지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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