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ETF 사자" 용감한 개미들…펀드 수익률은 '급락'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2.02.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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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펀드 수익률 연초 이후 -11.79%…지정학적 긴장감 당분간 지속

"러시아 ETF 사자" 용감한 개미들…펀드 수익률은 '급락'


러시아 군의 우크라이나 진입으로 전운이 짙어지면서 러시아 증시가 하락하고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연초 이후 계속 떨어지고 있다. 다만 개미들은 러시아 증시 반등을 기대하며 러시아 ETF(상장지수펀드)를 매수했다.

23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에서 판매하는 러시아 주식형 펀드 9개의 평균 수익률은 연초 이후 -11.79%를 기록했다. 지난 3개월 기준으로는 -17.92%, 1주일 기준으로는 -4.51%에 그쳤다.



천연가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를 타고 지난해 10월 1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올리던 러시아 펀드가 몇달 사이에 고꾸라졌다.

러시아 펀드 수익률이 올해들어 하락한 것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러시아 증시가 휘청이고 있는 탓이다. 모스크바 증권거래소에서 달러로 표시되는 러시아 RTS 지수는 올해들어 전날까지 23.13% 하락했다.



특히 지난 21일 블라디미리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돈바스에 러시아군 진입 명령을 내리자 RTS지수는 하루만에 13.21% 급락했다. 같은날 루블화로 표시되는 모엑스(MOEX) 지수는 10.5% 폭락했다. 이는 2014년 3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침공 이후 약 8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이다.

불안한 투자자들은 러시아 펀드에서 돈을 빼고 있다. 지난 3개월간 러시아 펀드에서 252억원이 유출됐다. 연초 이후로는 16억원이 빠져나갔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은 전날 오히려 'KINDEX러시아MSCI ETF'를 21억원어치 사들였다. 러시아 증시가 급락한 만큼 반등할 것이란 기대감에서 저가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긴장감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의 행보에 미국, EU(유럽연합) 등 서방국가들은 경제제재를 가하는 등 러시아에 압박을 주고 있다. 이에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곽병열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가 앞으로 강화될 서방의 경제 제재를 만회할만한 경제적 실리를 챙기기 위해 우크라이나 내 자원 요충지 등을 선점할 수 있다"며 "러시아의 추가적인 자원 봉쇄조치 등으로 자원가격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은 중기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 증시도 부진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병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는 이전부터 달러화에 대한 의존도 축소, 중국과의 협력 증대 등으로 이를 극복하려는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경제제재의 실질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RTS 지수와 루블화가 긴장 고조와 경제제재에 대한 부담으로 급락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금융시장 리스크를 가격에 반영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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