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2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인 22일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며 양사 중복 노선 중 국제선 26개·국내선 8개노선에 대해 국내공항 슬롯 반납을 요구했다.
국제선 11개 노선도 운수권도 반납 대상이다. 유럽 프랑크푸르트·런던·파리·로마·이스탄불, 중국 장자제·시안·선전·베이징, 시드니, 자카르타 등이다.
공정위는 이와 관련 "국제선 장거리 및 중단거리 노선에서 경쟁압력의 지속적 유지는 항공소비자 보호를 위해 매우 긴요한 사항"이라며 "경쟁외항사 및 국내LCC들의 적극적 진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LCC업계 내에서는 공정위의 발표를 두고 아쉽다는 분위기다. LCC들이 기대한 동남아·일본·중국 등의 중단거리 노선이 "경쟁제한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 많이 풀리지 않으면서다.
이 시각 인기 뉴스
특히 공정위가 '경쟁제한 우려가 없다'고 발표한 중국 13개 노선 중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이 59%인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아울러 공정위는 외국 항공사에 대한 국내소비자들의 선호가 낮아 구매전환이 쉽지 않다고 했지만, 정작 해당 노선에 대해서는 외항사 점유율이 50%를 넘겨 경쟁제한성이 없다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점유율이 절반을 넘겼지만 경쟁에 제한이 없다고 판단한 점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외항사는 경쟁자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하면서도, 정작 특정 노선에서는 외항사가 있기에 경쟁에 제한이 걸리지 않는다고 설명한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사진=뉴스1.
현재는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등만 사업모델 다각화 차원에서 장거리 항공기를 도입한 상황이다. 그러나 업계 내에서는 대다수 LCC들이 코로나 여파로 자본잠식에 빠진 가운데 새 장거리 기종을 도입하는 등 리스크가 있는 신사업에 대한 투자가 쉽지 않다는 분위기다.
특히, 신규 항공기를 구입하고 관련 인력을 훈련하는데 최소 1년이 넘게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사이를 틈타 준비된 외항사가 미리 슬롯 선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전) 장거리 노선에 진출을 못한 것이 아니라 안한 것"이라며 "당초 코로나 이전에는 중단거리 노선으로도 충분히 수익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공정위 조치로 장거리 노선에 대한 진입장벽이 사라지긴 했지만 과연 LCC가 수익을 낼 수 있을 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단거리 노선의 경우 통합항공사의 독과점은 심해지고, 장거리 노선의 경우 외항사에 시장을 내주는 효과를 가져오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