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펀드 내 오스템임플란트 '손절' 시작…"40% 상각"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2.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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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000억대 횡령 사건으로 주식 거래가 중지된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재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인 1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공시는 장 마감 이후 이뤄질 예정이다. 2022.02.17.[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000억대 횡령 사건으로 주식 거래가 중지된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재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인 17일 오후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앞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스템임플란트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공시는 장 마감 이후 이뤄질 예정이다. 2022.02.17.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 내 오스템임플란트 상각(회계상 손실) 처리에 나서고 있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 자산운용사들이 오스템임플란트 종목의 공정가치를 재평가한 평가가격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날 '오스템임플란트 보유 ETF 내 대상 종목 상각'이란 제목의 공지를 내고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오스템임플란트 주당 공정가액을 기존 평가가격 14만2700원에서 8만5600원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내 오스템임플란트의 비중도 줄었다. 일례로 당초 'TIGER 의료기기' ETF에서 8.06% 차지했던 오스템임플란트 비중은 이번 상각으로 4.97%로 조정됐다.

삼성자산운용도 "21일 공시하는 기준가격부터 공정가치를 재평가한 평가가격인 8만5000원을 적용하기로 집합투자재산평가위원회에서 결의했다"고 지난 18일 밝혔다.



상각 비율은 대동소이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40% 가량 내려잡았고 신한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각각 35%, 30% 하향 조정했다.

올해 초만 해도 자산운용업계는 펀드 내 오스템임플란트 비중 조정에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주권 거래는 정지됐지만 횡령 자금 회수 가능성과 탄탄한 펀더멘털 등을 이유로 쉽사리 행동에 나서지 않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한국거래소가 지난 17일 오스템임플란트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한 것이 트리거가 됐다. 거래정지 장기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운용사 측이 선제적인 조치에 나설 근거가 생긴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돼 거래재개 가능성이 불투명해졌고 횡령사건과 재무구조 악화는 기업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으로 판단해 상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운용사 관계자도 "오스템임플란트 거래정지 이후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괴리가 큰 상황"이라며 "거래 재개시 주가 급변에 따른 충격을 대비하기 위해 미리 이 종목에 대한 상각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상장폐지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각에 나선 것이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과거 거래정지 종목이 많았지만 이번 경우는 특이하다"며 "사건 자체가 크게 화제 됐고 정보에 밝은 투자자들이 서둘러 환매에 나설 경우 다른 투자자가 손해를 볼 수 있어 선제적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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