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P·INTP·INTJ 지원 불가"…새 취업 장벽 'MBTI '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2.02.2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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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업의 채용 공고문 갈무리 한 기업의 채용 공고문 갈무리


성격유형검사 MBTI(마이어스-브릭스 유형 지표)를 아르바이트 등 채용 평가에 활용하는 것에 대한 20대 구직자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22일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60.6%가 MBTI 유형을 채용에 고려하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반면 나머지 39.4%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이번 설문은 20대 1990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MBTI 채용 당락 "합리적이지 못 해" vs "구직에 도움"
반대 의견을 낸 이들은 MBTI로 지원 자격을 제한하거나 채용 당락을 결정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입을 모았다.



'MBTI 결과만으로 지원자의 성향과 성격 전체를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74.8%·복수응답)는 의견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이어 △MBTI 특정 유형에 대한 편견으로 채용 당락을 결정하는 것이 불합리하다(65.8%) △MBTI 검사 결과를 완전히 신뢰하기는 어렵기 때문(50.5%) △부정적으로 평가받는 MBTI에 대한 불이익이 걱정돼서(48.5%) △업무 능력과 성격 유형이 관계가 없다고 생각해서(45.0%) △또 하나의 자격조건으로 구직 과정에서 부담이 늘어나서(24.1%) 등의 의견이 뒤이었다.

찬성 측은 오히려 MBTI 유형에 대한 정보가 구직 활동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근무 분위기에 적합한 성격 유형이면 업무 효율도 높을 것으로 예상해서(56.3%·복수응답) △MBTI로 성격 유형을 미리 참고할 수 있어서(54.9%) △성격 유형에 맞춰 직무 등을 효율적으로 조율할 수 있어서(43.1%) △MBTI 유형이 잘 맞는 동료와 일하면 근무 분위기가 좋을 것 같다(41.3%) 등의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응답자 중 아르바이트 구직 경험이 있는 이들(646명)과 현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들(798명) 등 총 1444명에게 구직 중 MBTI 유형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지 묻자 5.4%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97.0%가 MBTI 유형 테스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또 해당 결과에 대해서 신뢰한다는 응답은 87.8%에 달했다.

전문가 "MBTI는 과학적 근거 부족…신뢰성 검증된 도구 많다"
한 카페에서 내놓은 구직 안내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한 카페에서 내놓은 구직 안내문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전문가는 채용 시 지원자의 성격 유형을 파악하려는 노력은 환영할 일이지만 MBTI의 신뢰도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MBTI는 젊은 층의 접근성이 좋은 검사 도구라 할 수 있지만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며 "MMPI, BIG5, DSM5 등 신뢰성이 검증된 도구들이 있으니 이를 활용하거나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지원자의 성격을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누리꾼들도 대체로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한 누리꾼은 "그냥 말장난이고 돈벌이 수단에 불과한데 저런 걸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개인의 성격을 16개로 구분하는 거 자체가 코미디"라고 지적했다.

다른 이들도 "혈액형, 별자리, 사주팔자, 타로점, 조상 묫자리 풍수지리, 집에 수맥 흐르는 거까지 봐라", "요즘 너도나도 맹신하고 일종의 편 가르기와 편견만 불러일으킨다", "예전에 혈액형으로 성격 구분할 때 기겁했는데 비슷하다", "INTP가 무슨 죄를 지었느냐?" 등 비판 의견을 냈다.

반면 일부는 "뽑는 사람 자유", "같이 일할 사람 찾는 건데 이 정도는 가능하지 않냐", "기업 면접관은 점쟁이가 아니다. 안 맞는 사람 들어오면 골치 아픔", "공기업도 아니고 사기업에서 본인들이 선호하는 성향의 사람들 뽑겠다는데 이게 뭐라고 할 일인가?" 등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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