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 업종별 여파···정유 '맑음' vs IT·자동차·음식료 '흐림'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2.02.22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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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벨라루스 군대와 합동 훈련 중인 러시아군의 모습/사진=AFP19일(현지시간) 벨라루스 군대와 합동 훈련 중인 러시아군의 모습/사진=AFP


유안타증권은 22일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 관련해 의미있는 영향을 받는 업종으로 정유화학 전기전자(IT) 철강·비철금속, 자동차 음식료 등을 꼽았다. 정유 업종은 유가 상승으로 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분석했지만 전기전자, 자동차, 음식료 업종은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불안으로 부정적 영향을 예상했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의 경우 반도체 특수가스 원료인 네온, 아르곤, 제논 가스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의존도는 약 50%(양국 합산) 수준으로 원재료 수급이 이슈가 될 것"이라며 "메모리 반도체는 생산 차질에 따른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겠다"고 판단했다. 다만 극단적인 가정을 할 경우 비메모리,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IT 전방산업의 생산 계획이 낮아져 반도체 외 IT 부품 수요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전기전자(IT) 업종의 경우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이 주요 IT 장치 공급 제한으로 이어지며 업종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봤다. 백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전반적으로 업종내 이익 전망치 하향 조정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정유화학 업종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을 크게 받을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는 국제 원유가격 및 천연가스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쳐서다. 러시아는 글로벌 원유생산량의 12.6%, 천연가스 16.6%를 담당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는 러시아 물량을 유럽으로 수송하는 파이프라인이 가동되고 있다. 러시아산 원유 및 천연가스 공급 우려가 커지면서 두바이 유가는 1월 11일 80.1달러에서 2월17일 94.0달러로 상승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도 강세다.



황규원 정유·화학업종 연구원은 "단기적 무력충돌 발생시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원유 파이프라인과 천연가스 파이프라인 등의 일시적인 가동 중단 우려가 높다"며 "국제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 단기 강세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서방 선진국에서 러시아에 대해 경제제재를 진행할 때 원유 및 천연가스 수출 금지를 취하지 않을 전망"이라며 "이는 글로벌 공급망에 너무 큰 충격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유사의 경우 원유 도입물량 가운데 러시아산 비중은 5.5% 수준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비중을 줄여야 될 경우 추가적인 거래비용이 발생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국 석유화학사의 경우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 가운데 러시아산 비중은 24% 수준인 반면 플라스틱 수출 비중은 1.7% 정도다. 러시아산 나프타 거래처를 중동 등으로 전환하면서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될 수 있다고 봤다.

철강, 비철금속 업종의 경우 지난 2014년 러시아-우크라이나 대립 당시 니켈 등 주요 광물가격이 급등한 적 있다. 러시아는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13%, 니켈 생산의 10%를 차지하고 있어 관련 비철금속의 공급 차질이 부각될 거란 전망이다.


자동차 업종은 루블화 환율 하락에 따른 환손실을 초래하며 현대차, 기아차 등의 영업이익률 훼손이 있을 수 있다고 봤다. 이현수 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갈등이 지속되고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를 단행할 경우 루블화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 발생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원자재 가격 불확실성과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는 신흥국 수요 및 환율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건설업종의 경우 러시아 발틱에서 DL이앤씨와 삼성엔지니어링 등 프로젝트를 수주한 업체들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될 것으로 봤다. 이로 인한 매출화 지연 우려와 향후 러시아 수주 기대감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러시아 내 수급 불안에 기인한 글로벌 유연탄 가격 강세는 시멘트사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켜 판가 인상의 명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음식료 업종의 경우 곡물가 상승, 수출입과 관련된 부대 비용 상승으로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우크라이나 경작 면적은 전세계 면적의 2%, 유럽연합의 30% 해당된다. 밀의 경우 전세계 밀 수출량의 14%를 차지하는 만큼 러-우크라 사태 지속시 밀 가격 변동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추가적인 밀 가격 상승은 음식료 기업의 수익성에 부정적일 것"이라며 "또 국가간 지정학적 이슈가 발생할 경우 물류 운임과 관련 비용, 유가 등이 상승할 개연성이 높아 수출입과 관련된 비용 상승으로 판관비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화장품 업종은 지정학정 이슈 발생시 물류 비용에 따른 운반비 증가, 유가 상승에 따른 원재료와 용기 등 원부자재 관련 부담이 상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밖에 내수산업에 가까운 유통업종이나 통신, 게임, 은행 업종은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은 적을 것으로 봤다.한편 증권 업종은 전쟁 위험으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강해질수록 증시와 거래대금이 하락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거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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