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오픈이노베이션이란 이름으로 악어와 악어새 같은 공생관계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미국 버클리대학의 헨리 체스브로 교수가 2003년 그의 저서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The New Imperative for Creating and Profiting from Technology)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기업이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해 혁신을 가속화하고 시장확대를 추진하는 프로세스를 의미한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일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첫째는 시장의 변화다. 대기업이 대형 미디어를 통해 시장을 만들어가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면서 고객의 요구사항도 다양해졌다. 대기업과 달리 스타트업은 이 같은 시장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빠르게 성장한다. 둘째는 스타트업이 변화하는 시장을 주도하면서 신제품 및 서비스 출시주기도 빨라졌다는 것이다. 전통적 마케팅 프로세스를 고집하는 대기업은 즉각적인 대응이 쉽지 않은 환경이다. 셋째는 쿠팡, 크래프톤, 우아한형제들, 야놀자, 비바리퍼블리카 등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으로 성장하면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급성장했다는 점이다. 특히 좋은 인재가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에 몰리면서 대기업도 기술개발을 위한 인력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수준까지 왔다.
사실 악어는 악어새가 필요 없다. 악어의 치아는 평생 3000개 넘게 빠졌다가 새로 나기를 반복하고 또 앞니는 포획물을 물기 위한 용도로 간격이 넓어 치아 사이에 이물질이 끼지 않기 때문이다.
이집트물떼새 또한 작은 벌레나 식물의 씨앗과 열매를 먹기 때문에 악어의 치아에 낀 고기를 먹지도 않는다. 사람들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지만 악어와 악어새는 각자 다른 그림을 그리면서 멋지게 살아가고 있다. 창업생태계의 대기업과 스타트업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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