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반년 대부업 프리미어리그... 저신용자 숨통 트였나엔 '글쎄'

머니투데이 이용안 기자 2022.02.2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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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신용자 대출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9월 '대부업 프리미어리그' 제도가 시작됐지만, 실효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플랫폼사들은 참여하지 않았고 실제 플랫폼에 입점한 대부업체도 한 손 안에 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대부업체들은 위험이 적은 담보대출 중심으로 영업을 개편하면서 저신용자의 대출 문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대출비교 플랫폼 '알다'(회사명 팀윙크)에 msi대부, 옐로우캐피탈 대부 등 두 곳이 입점했다. 이달 초에는 깃플이 운영하는 플랫폼 '핀셋N'에 리드코프가 들어왔다.



대부업 프리미어리그 제도가 시행되면서 대부업체가 플랫폼사에 입점하고 있다.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란 지난해 법정 최고금리가 기존 24%에서 20%으로 낮아져 영업이 어려워진 대부업자를 돕고, 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기준 최근 3년간 대부업법 등 금융관계법령 위반 사실이 없고, 저신용자 신용대출 실적이 70% 이상이거나 총 자산규모가 100억원 이상인 우수대부업자 대상이다.

금융당국은 대부업 프리미어리그에 선정된 대부업자에게 시중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게 했다. 또 비교대출 플랫폼에 입점해 영업 채널을 확대할 수 있도록 했다.



제도가 시행된 지 반년이 지났지만, 금융업계에서는 저신용자의 대출 숨통을 트이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대출비교 플랫폼들이 대부업 상품을 취급하는 걸 꺼려하고 있다. 대부업 상품을 소개하려면 플랫폼사가 대부중개업을 등록해야 하는데 등록한 플랫폼사는 팀윙크, 깃플, 핀마트 등 3곳에 불과하다. 토스, 카카오페이 등 대형 대출비교 플랫폼은 아예 대부업 상품을 소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부상품을 소개할 땐 과도한 채무 위험성,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등 대부업 이용에 대한 경고 문구 등을 전체 광고시간의 1/5 이상 자막으로 표시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대부업 상품을 다루기로 한 대출비교 풀랫폼들 중 대부중개업 등록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다.

은행을 통한 자금조달 비용도 큰 실효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대부업자들은 보통 2금융권으로부터 4~5%의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왔는데, 상위 대부업자는 지난해부터 이미 은행에서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자금을 조달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법정 최고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아지자 대부업자들이 신용대출 상품을 취급할 이유도 줄어들었다. 지난해에는 법정 최고금리가 20%까지 떨어져 대부업자들은 상환 가능성이 떨어지는 저신용자 신용대출보다는 안정적인 담보대출에 대한 선호가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법정 최고금리 인하 이전인 상반기 기준으로도, 전체 대부업 대출잔액 가운데 처음으로 담보대출 비중(51.9%)이 신용대출(48.1%)을 넘어섰다.

한 대부업계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담보가 없는 신용대출 심사에서 10명 가운데 7명 가량이 탈락한다"며 "신용등급 기준 9, 10등급에 해당하는 고객은 사실상 대부업에서도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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