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확보 속도내는 에스디바이오센서 측, 바이오 지분 또샀다

머니투데이 박미리 기자 2022.02.22 08:45
글자크기
체외진단 전문기업 에스디바이오센서 가족회사가 또 한번 바이오회사 주요주주에 올랐다. 이번 주인공은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9,760원 ▼270 -2.69%) 의장의 개인회사다. 지난해부터 에스디바이오센서와 모회사 바이오노트는 유바이오로직스 (12,720원 ▲60 +0.47%), 셀리드 (3,815원 ▼70 -1.80%) 등 국내외 바이오회사 지분을 잇따라 매입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이후 미래 먹거리 확보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미래 먹거리 확보 속도내는 에스디바이오센서 측, 바이오 지분 또샀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는 조루·발기부전 복합제 등 개량신약에 강점이 있는 씨티씨바이오 (7,810원 ▼180 -2.25%) 보통주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해 지분 6.49%를 보유한 주요주주가 됐다.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는 조 의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투자·부동산 회사다. 바이오노트 지분 14.25%로 조 의장에 이은 2대주주이기도 하다.(조영식 의장→바이오노트→에스디바이오센서로 이어짐) 2019년 씨티씨바이오 자회사 씨티씨백 지분을 25억원어치(지분 7.71%) 매입한 후 이번엔 씨티씨바이오 지분 투자에 나선 것이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가족회사들은 지난해부터 바이오회사 지분을 활발히 매입해오고 있다. 바이오노트가 대표적이다. 바이오노트는 작년 10월부터 이달 초까지 2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입해 유바이오로직스 지분을 16.2%까지 끌어올렸다. 김덕상 유바이오로직스 기타비상무이사, 백영옥 대표 등 유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총 지분보다도 5.45%포인트 많은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는 2018년 주주가 된 후 지분 일부를 정리했던 유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소폭 늘렸다. 조 의장도 개인자격으로 유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소량 취득했다.



유바이오로직스 뿐만 아니다. 바이오노트는 지난해 엔에이백신연구소(취득금 20억원), 씨티씨바이오(37억원), 셀리드(72억원), 상하이 로히 바이오테크놀로지(68억원) 지분 투자에 나섰다. 상하이 로히 바이오테크놀로지는 지분 전량 인수다. 다만 이중 씨티씨바이오, 셀리드 지분은 지난해 각각 16억원, 77억원 차익을 남기고 현재 매도했다. 씨티씨바이오로서는 에스디바이오센서 가족회사들이 주주 자리를 놓고 바통 터치를 한 셈이다. 또 바이오노트는 2015년 신기술 확보를 위해 투자한 후 보유해온 파마리서치바이오 지분도 지난해 1000만원 추가 매입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지난해 9월 연속 혈당측정기 개발회사인 유엑스엔 (14,710원 ▼90 -0.61%)에 약 38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신주인수권부사채 같은 해 11월에는 브라질 2위 진단기업 에코디아그노스티카 지분 100%를 약 470억원에 인수했다.

투자 자원은 지난 2년간 탄탄했던 실적으로 마련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만 해도 729억원이던 에스디바이오센서 연결 매출은 2020년 1조6861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5억원에서 7382억원이 됐다. 지난해도 3분기까지 매출 2조4862억원, 영업이익 1조2161억원을 기록, 호실적이 확실시된다. 에스디바이오센서에 진단키트 원재료를 공급한 바이오노트도 고성장세를 이어왔다. 바이오노트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2019년 400억원·98억원에서 2020년 6315억원·5580억원으로 훌쩍 뛰었다. 작년 3분기까지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보다 2배씬 뛴 상태다.


그 결과 두 회사 곳간엔 현금성자산이 가득 쌓였다. 작년 9월말 기준 에스디바이오센서 7065억원, 바이오노트 4483억원이다. 특히 두 회사는 2020년 호실적을 바탕으로 작년(2020회계연도에 대한) 배당도 처음 실시했다. 각각 499억원이다. 이는 조 의장,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 등 주주들에 지분율에 맞게 배분됐다. 작년 호실적이 관측되는 만큼 올해도 배당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에스디바이오센서 측이 바이오회사 지분 매입에 나선 건 미래 먹거리 마련 차원이다. 그 동안 시장에선 두 회사가 코로나19 수혜를 입은 만큼 코로나19가 종식 후엔 실적이 곤두박질 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이에 에스디바이오센서 측도 진단키트 경쟁력을 살리는 동시에 혈당측정, 백신 등 다른 역량 확보를 위해 타사 지분 투자에 나선 것이다.

바이오노트 관계자는 "미래를 봐야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무엇을 미래 먹거리로 확보하는 게 좋을지 계속 고민 중"이라며 "자사가 영위하는 사업과 붙였을 때 시너지가 나는 기술이나 사업을 다각도로 찾고 있다. 이러한 회사가 있으면 계속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디바이오센서 관계자도 "유엑스엔 지분 투자는 자사와 연구 협업 후 연속혈당 측정기 시장 진출을 위해서고 에코디아그노스티카 인수는 브라질 지사 마련을 위해서"라며 "사업 다각화 차원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