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남성조무사에 강간당한 60대…'늙은 꽃뱀' 소문에 극단 선택

머니투데이 김지선 기자 2022.02.21 07:55
글자크기
사진제공=tvN '알쓸범잡 시즌2'(이하 '알쓸범잡2')사진제공=tvN '알쓸범잡 시즌2'(이하 '알쓸범잡2')


'알쓸범잡2'에서는 30대 남성에게 강간피해를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60대 여성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지난 20일 방송된 tvN '알쓸범잡 시즌2'(이하 '알쓸범잡2')에서는 윤종신과 권일용, 김상욱, 장강명, 서혜진이 전남 보성에 얽힌 이야기를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 서혜진은 "노인이 피해자일 경우 신고에 소극적이다.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많고 신고를 못 하게 되는 경우"라며 "60대 여성이 병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30대 남성 조무사에게 강간 피해를 당한다. 이 사건을 기반으로 한 영화 '69세'도 있다"고 전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해 서혜진은 "피해자는 바로 신고를 하지 못했다. 남편도 있었고 자식의 상견례도 앞두고 있었다. 결국 (피해자는) 남편에게 말했고, 남편이 가해자에게 일종의 각서를 받았다"면서도 "그런데 가해자는 이후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마치 피해자가 원해서 한 것처럼 시나리오를 짜서 여성이 적극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한 것처럼 한 거다"라고 말해 모두를 충격에 빠트렸다.

서혜진은 "피해 여성은 완전히 무너진 거다.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 엄청난 소문에 시달렸다. 동네에 온갖 소문이 다 난다. '늙은 꽃뱀이다. 젊은 남자와 성관계하면 좋은 것 아니냐. 뭐가 아쉬워서 60대 여성을 성폭행 하냐' 등이었다"며 "60대 여성 피해자가 수사기관에 불려다니고 입증해야 하는 과정이 고통스러웠을 거다"라고 전했다.



이어 서혜진은 "네 번째 요청만에 경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데 법원에서는 구속영장을 기각했다"면서 "'구속이 기각됐다'는 소문이 동네에 또 나다보니 '강간 아니었네' 하는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났다. 결국 피해자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는 유서에 '내가 아이였거나 젊었다면 구속됐겠지. 딸과 남편 눈을 볼 수가 없다'라고 적었다. 결국 가해자가 5년형을 선고 받는다"며 "병원에서 환자를 강간한 사건인데 중대성과 죄질을 고려하면 이 여성이 60대가 아니었다면 당연히 구속됐을거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해당 사건에 대해 장강명은 "에이지즘이라고 지적을 하지 않나. 나이 든 사람은 수치심을 덜 느낄 거라는 거다"라고 말했다. 에이지즘(연령차별주의)은 연령을 이유로 개인의 기회를 박탈하거나 소외시키는 사회적 이념 및 행위를 의미한다.


서혜진은 "노인을 무성적 존재로 보는 시선, 잘못된 편견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알쓸범잡2'은 언제, 어디서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범죄로부터 일상을 지켜줄 '알아두면 쓸데있는 범죄 잡학사전' 프로그램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50분에 방송된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