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한 대학교수에게 공공 택시호출앱의 성공 가능성을 묻자 나온 대답이다. 민간이 독점시장을 형성한 데 공공이 뛰어드는 것은 '밑빠진 독에 물 붓기'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최근 대선 의제로 공공 택시앱의 필요성이 떠올랐다. 카카오 등 모빌리티 플랫폼에 종속된 택시단체가 어려움을 호소하면서다. 유력 대권주자들의 의미심장한 발언에도 모빌리티 업체들은 별다른 반응이 없다. 이미 수차례 실패한 공공앱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앞서 열풍이 불었던 공공 배달앱도 마찬가지다. 경기도 '배달특급'이 그나마 선전 중이지만, '배달의민족'의 100분에 1에도 못 미치는 주문량이 시장에 어떤 유의미한 변화를 끌어냈는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라이더(배달원) 유치 경쟁을 일으켜 배달비 상승에 영향을 줬다는 말이 나온다.
정치권이 택시 산업의 한쪽 면만 바라보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민간 플랫폼의 활발한 시장 진출로 승객들은 향상된 이동의 경험을 누리고 있다. 택시 입장에서도 배회 영업이 줄어드는 등 긍정적 측면이 있다. 카카오에 따르면 배차 성공률은 73%에 이르고, 평균 배차 시간은 8초로 줄었다.
그럼에도 정말 공공앱을 만들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미 실패한 사례들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다시 공공앱을 출시하겠다는 것은 또다시 혈세를 낭비하겠다는 말과 다름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