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택시앱 꺼내든 대선후보들, 카카오 잡는다지만…"글쎄"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2.02.18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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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 사진=뉴시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 사진=뉴시스


여야 대선후보들이 잇따라 '공공 택시앱'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카카오 등 플랫폼에 종속된 택시 기사들의 어려움을 공공서비스로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플랫폼의 독점을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과거 실패 사례를 감안하면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에서 열린 '개인택시운송 발전을 위한 정책협약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공공 택시호출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경기도에서도 공공택시앱을 만들어 보려 했었다"며 "플랫폼 회사들이 플랫폼 중 잘되는 것을 골라 자기가 직접한다. 이것은 불공정 경쟁"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가 택시 중개사업도 하면서 가맹택시 사업을 함께 시행하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이어 이 후보는 "규모가 클수록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전국 단위의 호출 앱을 공공이 책임지는 것이 마땅하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집권시 공공 택시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역시 지난 8일 비슷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택시업계와의 정책간담회에서 "택시 플랫폼 사업이 독점화돼 이익의 엄청난 부분을 수수료로 받는 것은 대단히 불합리하고 국민 상식에도 맞지 않다"며 "정부가 어느 정도 재정을 투입해 플랫폼을 만들면 잘 운용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카카오 잡겠다던 지자체 공공앱 많았지만…"관리·감독에 주력해야"
서울에서 운행중인 카카오T 택시 모습. /사진=뉴시스서울에서 운행중인 카카오T 택시 모습. /사진=뉴시스
두 후보의 타깃은 카카오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호출 시장에서 90%가 넘는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은 물론 가맹택시도 3만대 이상 운영 중이다. 택시 업계는 단순히 수수료 문제가 아니라 카카오에 시장 전체가 종속되는 것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다만 공공 택시앱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 지속적인 마케팅과 서비스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강력한 마케팅에 나선 우티조차 승객과 택시기사 양쪽으로부터 결제·호출 편의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현재 부산 '동백택시', 수원 '수원e택시', 진주 '진주택시', 인천 'e음택시' 등 지자체 주도의 공공 택시앱이 다수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진주택시'는 2016년에 출시해 운영 5년이 지났지만, 앱 내 자동결제 등을 지원하지 않으며 콜 점유율이 약 3%에 불과하다.

이는 공공 배달앱이 경기도 '배달특급'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는 점과 유사하다. 배달특급은 운영 1년여 만에 누적 거래액이 1200억원을 넘었지만, 이마저도 운영비가 3년간 200억원에 달한다는 지적이 있다. 사실상 '세금으로 돌려막기'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명예교수는 "지금까지 수차례 실패했던 사례를 살펴보면 시장에서 공공이 민간을 이길 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실패에 대한 분석이 없는 공약은 택시기사들 표를 얻기 위한 메시지에 가깝고, 차라리 카카오가 플랫폼을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지를 공공이 면말하게 관리·감독 하는게 낫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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