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매도' 시그널…한달 반만에 642개 목표가 '우수수'

머니투데이 구경민 기자 2022.02.18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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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매도' 시그널…한달 반만에 642개 목표가 '우수수'


국내 증시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우려, 인플레이션 압력 등의 불안 요소로 급락하면서 목표가를 낮춘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일부 종목은 기존 대비 50% 가량 목표가가 반토막나 사실상 '매도'하라는 시그널까지 나오고 있다. 반면 증시 하락 속 목표주가가 상향조정된 종목엔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 목표주가가 하향조정된 종목은 642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97개)에 비해 7배 가까이 크게 늘었다.



평균 20% 가량 목표주가가 하향조정됐으며 목표주가가 50% 반토막난 종목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목표주가가 가장 많이 하향 조정된 종목은 대한유화 (134,900원 ▼100 -0.07%)다. 신영증권은 지난달 25일 대한유화에 대해 목표주가를 기존 35만원에서 16만원으로 54.2% 내려 잡았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어닝쇼크를 기록했고 올해에도 실적 개선이 기대에 못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는 이유에서다.



다음은 목표주가가 52.7% 내려간 HDC현대산업개발 (18,140원 ▲90 +0.50%)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10일 HDC현대산업개발의 목표주가를 기존 3만7000원에서 1만7500원으로 내렸다. △광주 화정 현장 관련한 비용 규모 △사고 조사 결과가 향후 사업에 미칠 영향 △브랜드력 약화 등의 불확실성을 반영해 목표주가와 함께 투자의견도 '매수'(Buy)에서 '중립'(Hold) 투자의견으로 하향 조정했다.

또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에코마케팅 (12,690원 ▲110 +0.87%)에 대해 목표주가를 48.4% 내렸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모두 하향조정했다. 수익성 악화와 성장동력의 부재를 반영했다. 이처럼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리면서 목표주가를 50% 이상 크게 하향조정하는 건 사실상 '매도 투자의견'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52주 신저가를 찍은 크래프톤 (280,500원 ▼1,000 -0.36%)의 목표주가도 대폭 하향조정됐다. 지난 11일 DB금융투자는 크래프톤에 대해 실적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65만원에서 35만원으로 46.1% 내렸다.


지난 9일에는 DB금융투자가 LG화학 (342,000원 ▼2,000 -0.58%)에 대해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42.8% 낮춘 80만원을 제시했다. 전방 수요의 부진으로 단기 실적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부진했거나 향후 실적 악화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목표가가 하향조정됐다"면서 "다만 시장이 급락하자 목표가 하향이 큰 폭으로 이뤄진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증시의 부진한 흐름 속에서도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를 높인 종목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한 금융업종을 비롯해 유통 및 소비, 2차전지, 메모리 등의 업종에서 목표주가가 상향조정됐다.

증권사 상향 보고서가 가장 많이 나온 업종은 '금융업종'이다. 우리금융지주 (14,660원 ▲210 +1.45%)의 경우 지난 7일 이후 11곳의 증권사에서 목표가 상향 보고서가 발간됐다. 다음으로 8곳의 증권사에서는 KB금융 (78,600원 ▲100 +0.13%)의 목표가를 높였다. 하나금융지주 (60,700원 ▲300 +0.50%)는 5곳에서, JB금융지주 (14,590원 ▲290 +2.03%)는 3곳에서 목표가 상향 보고서가 나왔고 신한지주 (47,850원 ▲700 +1.48%)기업은행 (13,920원 ▲210 +1.53%)은 각각 두 곳에서 목표가를 상향조정했다.

유통과 소비 관련 업종에서도 목표가를 높인 사례가 다수 나왔다. 증권사 3곳에서는 신세계 (157,400원 ▲2,100 +1.35%)에 대해 목표가를 상향조정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해 4분기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실적과 올해 1분기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을 제시하며 신세계의 목표가를 37만원에서 40만원으로 올렸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CJ프레시웨이 (20,500원 ▲350 +1.74%)에 대해서도 증권가가 눈높이를 일제히 올려잡았다. 목표가를 올린 증권사는 키움증권(4만5000원→5만원), 하이투자증권(4만3000원→5만원), 리딩투자증권(4만4000원→4만7000원) 등이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CJ프레시웨이에 대해 "외식 경기 회복, 물가 상승, 재택근무 축소 효과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1% 증가하면서 음식료 업종 내에서 가장 높은 이익 성장률을 시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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