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펀드 다 빠지는데 홀로 14% 수익률 낸 '이 나라' 펀드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2.02.1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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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펀드 다 빠지는데 홀로 14% 수익률 낸 '이 나라' 펀드


브라질 펀드가 약세장 속 홀로 돋보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제 우려 속 두자릿수 약세를 면치 못했지만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의 효과가 올해 들어 발휘되는 모양새다.

1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브라질 펀드(설정액 10억원 이상)는 전체 국가의 해외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다.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외주식형 펀드는 올해 들어 지난 16일까지 8.86% 하락했다. 반면 지역별로 보면 브라질 펀드는 13.93% 오르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중남미와 신흥아시아 펀드도 각각 10.14%, 1.18% 상승했다.

이 세 지역을 제외하고선 모두 하락했다. 중화권 펀드가 16.81% 내리며 가장 큰 폭으로 빠졌고 북미(-11.02%), 러시아(-9.35%), 아시아퍼시픽(-9.08%) 등도 10% 내외의 약세를 기록했다.



펀드별로는 신한자산운용의 신한브라질 펀드가 연초 이후 16.76% 올랐다. 이 펀드는 지난해 11월 포트폴리오 기준으로 브라질 은행 브라데스코(7.72%), 이타우우니방코(7.12%) 등에 투자한다.

두 번째로 높은 수익률(15.85%)을 낸 멀티에셋삼바브라질 펀드는 세계 최대 규모의 브라질 채광기업 발리(9.48%), 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9.09%),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제지기업 수자노(8.58%) 등을 담고 있다.

KB브라질 펀드는 이 기간 14.58%의 수익률을 냈다. 발리(9.98%), 이타우사(8.38%), 브란코데스코(4.80%) 등으로 구성된다. 그외 한화브라질 펀드와 미래에셋브라질대표업종 펀드도 각각 13.37%, 12.4% 상승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브라질 펀드는 최악의 수익률을 보였다. 해외 주식형 펀드가 20% 웃도는 수익률을 낼 때 홀로 두자릿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당시 약세의 원인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지적됐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해 3월부터 계속해서 금리를 올려왔다. 이에 소비와 기업 투자가 위축되면서 경제 성장을 저해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분위기는 올해 들어 반전됐다. 그동안의 금리인상 영향으로 지난해 12월 물가 상승률이 다소 둔화되면서다. 브라질 소비자 물가는 2020년 5월 1.9%에서 지난해 11월 10.7%까지 18개월 연속 상승하다가 12월 10.1%로 전년 대비 상승률이 둔화됐다.

박민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브라질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됨에 따라 작년부터 8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며 "누적된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당장 물가 상승률이 목표 물가(3.50%)를 상회하고 있기 때문에 2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이전과 동일한 150bp 기준금리 인상을 이어갔지만 차기 회의부터는 인상폭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주요 경제 지표가 안정을 찾아가면서 증시도 오름세다. 브라질 보세스파 지수는 올해 들어 10% 가까이 올랐다.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 브라질 증시 홀로 강세를 보이자 패시브 자금 유입도 늘었다.

김인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대응책으로 브라질 증시를 선택하고 있다"며 "신흥국 중심으로 자금 유입 확인되는 가운데 브라질은 이전 12개월보다 최근 1개월래 가파른 속도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 상승도 브라질 펀드에 호재다. 발리, 페트로브라스 등 브라질 펀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철광석, 석유 기업의 주가가 세계 원자재 가격 상승과 함께 오름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글로벌 인플레이션 단기 대응으로 포트폴리오 내 브라질 펀드를 편입하는 것이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 연구원은 "브라질은 대표 원자재 수출국으로 철광석, 대두, 원유 등이 주요 수출 품목"이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이 실적 기대감으로 이어질 수 있어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경제 성장에 대한 기대치 약화나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단기 및 소액 수준의 포지셔닝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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