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9만3135명이다. 지난 10일 일일 확진자는 5만4121명으로 한 주 새 두 배 가까이 올랐다. 2주 전(3일) 신규 확진자는 2만2906명이었다. 일주일마다 확진자가 두 배씩 늘어나는 '더블링'이다.
이는 방역당국 예상치를 뛰어넘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7일 코로나19 브리핑에서 "2월 말 국내 확진자가 13만명에서 17만명 수준까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정확한 예측 근거를 밝히지 않았지만 "오미크론 변이 전파력을 델타 대비 2~3배로 가정해 질병관리청과 국내외 전문가 예측을 종합하여 제시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교수도 지난달 24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2월 말에서 3월 초, 하루 9만 명까지 가능하다고 하는데 그것보다 시기가 빨라질 것 같다"며 "지금 수준의 거리두기와 진단 체계를 가지면 3월 20만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17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만3135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2022.2.17/뉴스1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도 같은 날 라디오 방송에서 "오미크론은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델타보다 상당히 낮게 나온다"며 "잘만 넘긴다면 그 이후는 좀 더 안정적으로 갈 수 있다고 하는 긍정적인 요소도 있다"고 말했다.
이 시각 인기 뉴스
17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수는 389명이다. 확진자가 늘면서 중환자도 덩달아 늘어나는 모양새다. 방역당국은 이날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위중증 환자 규모는 이번 주부터 증가할 것으로 판단해왔다"며 최대 2000명 중환자까지 관리 가능하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반복된 유행 '과소' 예측으로 방역 실패가 되풀이됐다는 것이다. 정부가 자신하는 중환자 관리 여력도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정부가 지금까지 확진자·중환자 수·병상 등 의료 체계 예측을 다 낙관적으로 해서 실패한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번 오미크론 변이에서도 환자 폭증 등 근본적인 예측과 그에 대한 대응·준비가 잘못됐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현재 병상과 중환자 수가 숫자상으로는 여유가 있지만 확진자가 절대적으로 증가하면 중환자도 비율을 따라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 여유 있다고 확보해놓은 병상 수는 금방 다 찰 수 있다"고 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는 당연히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부 임무를 방기하는 것"이라며 "최악의 상황이 임박하거나 추정이 될 때는 국민에게 강력하게 대응 방안을 미리 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