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한 4개사(스팩 제외) 중 자율주행 차량 전장 부품 제조사 퓨런티어, OLED(유가발광다이오드) 부품 국산화 테마주로 꼽히는 풍원정밀 등의 기관 경쟁률이 각각 1535대 1, 1556대 1에 달했던 반면 VC(벤처캐피탈) 스톤브릿지캐피날, 골프 IT 기기 전문기업 브이씨은 각각 20대 1, 191대 1에 불과했다.
12월 결산 법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국내 산업계 특성상 대개 1분기는 상장 비수기로 꼽혀왔다. 3월 정기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결산 감사가 진행되기 때문에 IPO처럼 기업 자본구조의 대규모 변경을 초래하는 자금조달에 나서지 않았었기 때문이다.
올해도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비록 애드바이오텍 (2,480원 ▼10 -0.40%)이 수요예측 경쟁률 102대 1, 일반청약 경쟁률 27대 1 등으로 상대적으로 저조하긴 했지만 오토앤 (4,705원 ▼60 -1.26%), 케이옥션 (4,285원 ▼15 -0.35%), LG에너지솔루션 (372,000원 ▼500 -0.13%), 이지트로닉스 (6,760원 ▼20 -0.29%), 스코넥 (5,470원 ▼180 -3.19%), 아셈스 (7,600원 ▲120 +1.60%) 등이 낮게는 1300대 1, 높게는 2023대 1의 수요예측 경쟁률로 흥행에 성공했고 공모가도 밴드 상단 또는 상단 이상 수준에 확정, 성공리에 자금을 조달했다.
분위기는 1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그리고 LG에너지솔루션 공모과정에서의 유동성 급감을 계기로 돌아섰다. 금리인상으로 시중 유동성 감소 우려가 본격화된 데다 공모규모만 12조원이 넘는 초대어급 LG에너지솔루션 청약자금 마련을 위한 매도행렬 등으로 유통시장의 약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실제 기준금리 인상(1월14일) 이후 특수접착제 제조사 아셈스 및 앞서 언급한 퓨런티어, 풍원정밀 등 테마를 보유한 종목이 아닌 경우 IPO 시장에서 된서리를 맞았던 경우가 종종 눈에 띄었다. 인카금융서비스는 수요예측 경쟁률 13.69대 1로 2020년 11월 에이플러스에셋(3.66대 1) 이후 1년2개월만에 최저치에 머물며 공모가도 밴드 하단보다 20% 이상 낮은 수준에 확정지었다. 상장 후 운좋게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한 후 상장 당일 상한가)을 기록했다더라도 곧바로 고꾸라지는 경우도 자주 눈에 띄었다.
증권가에서도 금리인상에 따른 약세장 국면 진입 등 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만큼 IPO시장에서도 예전처럼 'IPO는 대박'이라는 공식이 이제는 더 성립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한 증권사 IPO 담당 임원은 "지난 1,2년과 달리 IPO만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는 시기는 이제 지났다고 봐야할 것"이라며 "정책 수혜 등으로 장기 시장전망이 밝은 산업 부문에 속한 기업들과 그렇지 않은 기업들과의 차별화가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라고 했다.
또 "LG에너지솔루션처럼 초대형주는 상장 후 주요 지수편입 이벤트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주가흐름을 보일 수 있고 공모규모가 작은 소형주들도 산업 트렌드에 따라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지수에 편입되기는 시가총액 규모가 작되 쉽게 청약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애매한 규모의 기업들은 향후 IPO시장에서 주목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