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라면' 부담 떠안은 NS홈쇼핑, 첫 적자 '쇼크'

머니투데이 김은령 기자 2022.02.1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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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라면' 부담 떠안은 NS홈쇼핑, 첫 적자 '쇼크'


NS홈쇼핑(엔에스쇼핑)이 자회사 하림산업의 대규모 적자 영향으로 창사 후 처음으로 영업 손실을 냈다. 지난해 HMR(가정간편식), 라면 제조 공장을 가동하며 식품사업에 뛰어든 하림산업의 적자 규모가 두 배로 커졌기 때문이다. NS홈쇼핑은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이같은 부담을 떨치고 본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1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NS홈쇼핑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 손실 83억원을 냈다고 발표했다. 매출액은 8.3% 늘어난 5838억원이었다. 이는 NS홈쇼핑이 100 % 지분을 갖고 있는 자회사 하림산업의 대규모 적자에서 기인한다. 하림산업은 지난해 58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전년(294억원 적자)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었다. 지난해 함열공장을 완공하고 HMR, 라면 등을 생산하면서 관련 비용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NS홈쇼핑의 별도 영업이익은 600억원 안팎으로 집계됐다.



하림은 지난해 10월 HMR 브랜드 '더미식'을 론칭하며 장인라면을 출시했다. '프리미엄 라면'으로 오랜 기간 개발 끝에 내놓았다. 광고모델로 배우 이정재를 내세우는 등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초기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NS홈쇼핑은 하림그룹의 홈쇼핑 계열사로 안정적인 이익 구조를 기반으로 그동안 하림산업, 글라이드 등 그룹 차원의 신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에 자금을 댔다. 특히 하림산업은 식품 제조사업 외에도 양재동 물류센터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NS홈쇼핑이 유상증자 출자 등 자회사 지원에 들인 금액만 7352억원에 달한다. 올 들어서도 온라인쇼핑 계열사인 글라이드에 210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예측 불가능한 계열사 지원 부담이 NS홈쇼핑의 재무 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을 해왔다.



이에 따라 최근 하림그룹과 NS홈쇼핑은 그룹 신규 사업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NS홈쇼핑이 본업에 집중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결정했다. NS홈쇼핑을 하림지주의 100% 자회사로 전환한 후 투자회사(지주회사)와 사업자회사로 분할해 지주회사를 하림지주와 합병하는 구조다. 오는 3월 1일 주식 교환이 마무리된 후 NS홈쇼핑은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이렇게 되면 NS홈쇼핑은 자회사 투자 부담이 사라지게 된다. 벌어 들인 수익을 오롯이 재투자에 쓸 수 있다. TV홈쇼핑 산업 성장이 둔화되고 모바일 중심으로 유통산업 구조가 재편되고 있는 만큼 모바일 사업을 확대하고 하림그룹의 육가공, 식품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게 NS홈쇼핑의 복안이다.

하림그룹 입장에서도 하림산업, 글라이드, 엔바이콘 등 NS홈쇼핑의 자회사들이 하림지주 산하로 편입돼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운영되는 계기가 된다. 계열사별 전문성도 높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양재동 물류센터 부지 투자나 식품 생산 설비 투자 등 대규모 투자가 마무리되고 사업을 개시하는 시점에 계열사를 지주사로 편입한데 대해 비판적으로 보기도 한다. 양재 개발 사업이 진척을 보이고 식품사업에서 이익이 가시화할 무렵에 이를 지주사로 넘긴다는 이유에서다. NS홈쇼핑 관계자는 "양재 개발 사업이나 식품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로 전문적인 실행력이 필요하다"며 "단일 지주회사 체제로 구조를 단순화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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