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파문' 발리예바 연기에 '침묵'…중계 보이콧한 해설위원들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2022.02.1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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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지 약물을 복용해 논란에 휩싸인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키릴 리히터(Kirill Richter)의 '인 메모리엄(In Memoriam)' 음악에 맞춰 연기를 하고 있다. 발리예바는 착지 실수에도 82.1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사진=뉴스1 금지 약물을 복용해 논란에 휩싸인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의 카밀라 발리예바가 15일 오후 중국 베이징 수도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경기에서 키릴 리히터(Kirill Richter)의 '인 메모리엄(In Memoriam)' 음악에 맞춰 연기를 하고 있다. 발리예바는 착지 실수에도 82.16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사진=뉴스1


도핑 논란의 중심에 선 카밀라 발리예바(16·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피겨스케이팅 연기가 시작되자 국내 지상파 해설위원들은 입을 굳게 닫았다.

발리예바는 15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44.51점과 예술점수(PCS) 37.65점으로 총점 82.16점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이날 발리예바의 연기가 시작되자 KBS·SBS 해설진은 발리예바가 약 3분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MBC 해설진은 기술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만 곁들였다. 도핑 양성 반응에도 불구하고 발리예바가 경기 출전을 강행한 데 따른 항의였다.

곽민정 KBS 해설위원은 "많은 것들을 책임지려면 출전하지 말아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며 "가장 화나는 부분은 이 선수로 인해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남현종 KBS 캐스터는 "약물을 복용한 발리예바 선수도 책임이 있지만, 그 뒤에 더 책임을 져야 할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정 SBS 해설위원은 발리예바 연기가 끝난 직후 "출전이 강행된 연기에 어떠한 언급도 할 수 없었다는 점을 알려드린다"며 양해를 구했다. 이현경 SBS 캐스터는 "어렸을 때부터 훈련해 정정당당하게 싸워왔던 선수들의 노력은 뭐가 되는 거냐"며 "이 선수(발리예바)를 천재 소녀라고 했었는데, 약물을 복용해 천재가 된 소녀였다"고 비판했다.

김초롱 MBC 캐스터는 "도핑을 한 선수와 경쟁한다는 게 공정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진 MBC 해설위원도 "선수 본인도 자신이 만든 도핑이라는 감옥 안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12월 열린 러시아선수권대회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 8일 검사 결과를 통보 받은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는 발리예바의 자격 일시 정지를 결정했다. 이에 발리예바 측이 항소를 제출했고 다음날 RUSADA는 정지 처분을 철회하고 올림픽 출전을 허용했다.

이를 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CAS에 제소했다. 하지만 CAS는 발리예바가 미성년자이며 지난해 12월에 진행한 도핑 검사 결과가 이달 8일에 통보된 것이 시기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발리예바의 손을 들어줬다.

발리예바의 출전 결정에 각계 각층의 비판이 이어졌다. IOC는 발리예바가 메달을 획득해도 수여식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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