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ETF 수익률 짭짤하네"…이상기후·전쟁우려에 농산물 질주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22.02.16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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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선물 ETF 수익률 16.4%…"인플레이션 헤지도 기대"

"콩 ETF 수익률 짭짤하네"…이상기후·전쟁우려에 농산물 질주


콩선물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상장지수펀드)가 올 들어 수익률 16.4%를 기록하는 등 농산물 관련 ETF들이 짭짤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세계 이상기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가능성에 농산물 가격이 연초 이후 10% 가까이 뛰는 등 상승하고 있어서다. 이같은 농산물 가격 상승 추세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농산물 관련 ETF 수익률도 쏠쏠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콩선물(H) ETF'는 올 들어 16.4% 상승했다. 해당 ETF는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 상장돼있는 콩선물 가격의 움직임을 추종하는 상품이다.



CBOT에 상장된 옥수수 선물, 콩 선물, 밀 선물 가격에 연동하는 ETF인 'KODEX 3대농산물선물(H) ETF'도 올 들어 7.85%의 수익률을 올렸다.

같은 기간 TIGER 농산물선물Enhanced(H) ETF의 수익률은 6.81%로 하락장 속에서 양호한 성적을 기록했다. 해당 상품은 밀, 옥수수, 대두, 설탕의 선물가격에 따라 움직이는 지수를 기초지수로 추종한다.

미국 대표 농산물 ETF인 '인베스코 DB 아그리컬처(티커 DBA)'도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준 올 들어 6.43% 올랐다.


"올 상반기 농산물 가격 상승 계속"
농산물 관련 ETF들이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세계 이상기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가능성에 농산물 가격이 그만큼 올랐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지난 11일까지 CBOT에서 옥수수, 대두, 밀 가격은 각각 9.65%, 18.44%, 4.31% 상승했다.

적도 부근 동태평양의 수온이 평소보다 낮아지는 '라니냐'로 인해 남미지역에 가뭄이 발생했고, 대두, 소맥, 옥수수 공급에도 차질이 생겼다. 전문가들은 라니냐발 공급차질이 오는 4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가능성이 높아지자 농산물 공급 차질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밀 수출국 세계 1위와 5위 국가다. 세계 최대 비료산지인 중국이 인산비료 수출을 금지하고, 러시아까지 질소비료 수출을 금지하면서 비료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농산물은 에너지에 이어 가장 매력적인 자산"이라며 "하반기에는 라니냐 부재, 비료 수출금지 해제 등으로 가격 상승세가 진정되겠지만, 최소 4월말까지는 생산 예상치가 추가적으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헤지' 주목…롤오버 주의해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농산물 ETF는 헤지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경우 화페가치가 하락되는데 농산물은 실물자산인 만큼 그 자체로 화폐 가치 하락을 방어한다.

박은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을 때 DBA가 강세를 보였다"며 "농산물 ETF로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현물이 아닌 선물에 투자하는 만큼 롤오버 비용과 변동성 등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만기가 근접한 최근월물을 매도하고 차근월물에 재투자하는 롤오버 과정에서 손익효과가 발생할 수 있고, 롤오버손익으로 인해 농산물선물 최근월물 수익률과 ETF 누적수익률간 차이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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