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에 대한 1억달러 이상 대형 투자건수는 전년 78건에 비해 2배 가량 증가한 154건으로 집계됐다. 나날이 방대해지는 관련 정보 처리를 위한 디지털 솔루션 수요 증가와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에 따른 의료 서비스 모델 발전 수요가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중요성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사회 전환과 보건의료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의 시대적 흐름 속 부각되는 중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다보스 포럼을 앞두고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가를 초빙해 올해 산업에서 가장 큰 변화와 미래 추이를 예측한 결과에서도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는 중심축이 될 것으로 지목됐다.
이 같은 잠재력에 세계 최대 헬스케어 시장을 보유한 미국은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 379억달러(약 45조4800억원)를 투입했다. 전년 대비 75% 증가한 수치며, 특히 4분기에만 108억달러(약 12조9600억원)의 투자금을 기록했다. 아시아 전체 투자금이 107억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규모다. 전체 지역의 상위 10개에 속하는 초대형 투자 역시 미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80%을 차지했다.
국내의 경우 경쟁력 있는 IT인프라와 디지털 기술에도 불구 아직 걸음마 단계다. 융·복합 산업 특성상 지원 근거가 다수의 법률과 가이드라인에 산재해 있는 등 법적 불확실성으로 체계적 육성과 지원이 제약됐기 때문이다. 지난 10일에야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정태호 의원 등 11명이 공동 발의한 '디지털헬스케어산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디지털헬스케어산업법)이다.
해당 법안을 통해 디지털헬스케어 개념과 범주를 정의하고 추진체계 통합, 실질적 지원책 마련, 산업 발전 기반 조성 등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겠다는 취지다. 업계는 뒤늦게라도 발의된 법안을 통해 산업 전문성 강화와 전문 인력양성기관, 종합지원센터 등의 기반 조성을 기대하고 있다.
벤처기업협회와 한국디지털헬스산업협회, 한국바이오협회 등 디지털헬스케어산업계 주요 협·단체들은 지난 14일 성명을 통해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은 법적 불확실성과 규제 그레이존에 산업계의 법제화 요청이 컸다"며 "이번에 발의된 법이 조속히 국회를 통과해 디지털 헬스케어를 통한 사회·경제적 가치실현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의료정보기술과 인공지능(AI)기반의 디지털 헬스 전문 기업인 라이프시맨틱스 송승재 대표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재택치료자들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진료가 시행되면서, 명확한 지침과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디지털헬스케어에 특화된 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전문성을 강화한다면 환자들이 지금 보다 훨씬 편리하게 진료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