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광풍때와 천양지차…바이오, IPO 시장 푸대접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2.02.1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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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광풍때와 천양지차…바이오, IPO 시장 푸대접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바이오 업종에 대한 외면이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1000대 1 이상의 네자릿수 경쟁률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독 바이오의 공모 흥행 실패가 두드러진다.

임상 연구 등 신약 개발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바이오 업종 특성상 공모 시장 저평가는 뼈아픈 대목이다. 자금 조달이 필요한 비상장 바이오 벤처의 성장 동력 마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바이오 기업의 악재와 주식시장 침체가 맞물려 공모 시장 바이오 기피 현상이 더 부각되는 게 아니냔 우려도 나온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공모 절차를 밟은 바이오 기업 애드바이오텍과 바이오에프디엔씨가 잇따라 공모 흥행에 실패했다.



지난 1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 나선 애드바이오텍은 올해 공모 기업 중 처음으로 세자릿수 경쟁률(102.15대 1)에 그쳤다. 앞서 수요예측을 실시한 오토앤과 케이옥션은 각각 1713대 1, 1638.36대 1로 흥행에 성공했다.

이달 수요예측에 나선 바이오에프디엔씨 역시 74.01대 1로 상대적으로 흥행에 실패했다. 인카금융서비스를 빼면 애드바이오텍과 바이오에프디엔씨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올해 공모 기업 중 밑에서 첫번째, 두번째다.

일반투자자들도 바이오 공모에 눈길을 주지 않았다. 애드바이오텍의 청약 경쟁률은 27.2대 1이다. 지난 9~10일 청약을 받은 바이오에프디엔씨 경쟁률은 4.74대 1이다. 지난해 9월 에스앤디 이후 가장 낮은 경쟁률이다.


LG에너지솔루션 (367,000원 ▼10,000 -2.65%)이 역대급 공모 흥행에 성공한데다 수요예측과 청약 경쟁률 1000대 1 이상이 속출하는 최근 공모 시장 분위기와 상반된다.

지난해에도 하반기에도 10월 지니너스, 11월 툴젠 (61,100원 ▲400 +0.66%)의 수요예측 경쟁률은 각각 66.03대 1, 29.54대 1로 바이오에 대한 투자 수요는 다른 업종과 비교해 낮았다.

지난해부터 주식시장에서 바이오 주가 흐름이 부진한데다 최근 들어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사태, 신라젠 상장폐지 위기 등이 부각되며 공모 시장 바이오 저평가를 부채질했다.

또 지난해 상장한 주요 바이오 기업의 주가가 줄줄이 공모가를 하회하면서 투자자 사이에서 "바이오 공모주는 피하고 보자"는 인식이 확산된 경향도 있다.

공모 시장에서 바이오 부진이 계속될 경우 IPO를 통한 바이오 벤처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진다. 이와 맞물려 장외 시장 투자 유치 과정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벤처캐피탈 등의 비상장 투자는 결국 IPO를 통한 자금 회수 가능성이 높을 때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결국 바이오 벤처의 성장 동력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비상장 바이오 기업의 IPO 작업도 발목을 잡힐 가능성이 높다. 올해 들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바이오는 샤페론뿐이다. 올해 IPO를 계획한 바이오 기업의 경우 지금처럼 공모 시장 눈높이가 낮은 환경에서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는 특히 자금 조달 필요성이 큰 업종 중 하나로 IPO를 성장을 위한 필수 과정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부터 지속된 공모 시장 바이오 저평가로 여러 바이오 기술 기업의 투자 유치 등 행동 반경이 위축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장한 바이오 기업 대부분이 부진한 주가 흐름을 나타내면서 투자자 보호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거래소에서도 바이오 IPO를 꺼려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지금 같은 바이오 기피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산업 전반적으로 활력이 떨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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