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탁구나', 사진제공=tvN
누구나 즐길 수 있지만 아무나 진정한 재미를 누리기 힘든 것이 스포츠다. 관람의 경우 어떤 경기든 응원하는 팀 위주로 집중해 보면 재미있지만, 룰과 기술을 모르면 그 이상의 경지를 즐길 수 없다. 하물며 직접 플레이하는 스포츠라면 두말 할 나위 없다. 얕은 흉내만 내도 몸을 움직여 하는 것은 모두 재미있지만 진정한 스포츠를 즐기고자 한다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노력 없이는 진정한 즐거움에 다다를 수 없는. 스포츠는 그래서 가장 정직하고 신성한 행위다.
'올탁구나', 사진제공=tvN
그 많은 운동 중에 탁구도 있다. 사실 탁구는 ‘초급’이란 단어를 붙이기에도 부끄러운 수준이다. 대학 시절 수업이 비면 남학생들은 당구장을 찾았지만 남녀를 불문하고 함께 가기 좋은 곳은 역시 탁구장이었다. 그나마 좀 더 잘치는 친구를 스승삼아 배운 탁구는 그래서 늘 통통 튀는 공처럼 세상 겁나는 게 없던 시절과 함께 떠오르는 운동이다. 잘하고 싶은 건 마음뿐, 결코 실천이 따르지 않는 게으른 자의 첫사랑 같은. 그런데 최근 tvN의 ‘올탁구나’를 발견하게 됐다. 탁구 예능이라니. 한동안 예능에서조차 너무 많이 봐 온 축구를 비롯(아무리 생각해도 여중, 여고를 나온 나는 축구를 제대로 배워본 기억도 해 본 기억도 없다), 그 어떤 종목보다 마음의 거리가 훨씬 가까운 탁구라니, 어찌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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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탁구나는’ 2회까지 선수 선발 오디션으로 재미와 기대를 충족시켰다. ‘이 사람이 탁구를?’ 하는 지원자에 대한 의구심을 느낌표로 바꿔 놀라운 반전을 선사하는가 하면, 코치진의 엄격한 테스트는 긴장과 짜릿함을 선사했다. ‘또깍또깍’ 경쾌한 소리를 내며 쉴 새 없이 네트를 넘나드는 탁구공을 조마조마하게 눈과 귀로 쫓는 재미가 어찌나 쏠쏠한지(이건 탁구를 치며 한 번도 그런 소리를 이어가지 못한 나만이 느끼는 부러움과 경탄일 듯).
다양한 지원자들의 사연과 실력을 보여준 2회 마지막에는 드디어 강호동 팀과 은지원 팀의 합격자가 결정됐다. 강호동의 ‘전설의 강호’ 팀은 이진봉, 정근우, 박은석을, 은지원의 ‘퐁당퐁당’ 팀은 강승윤, 신예찬, 이태환을 합격자로 골랐다. 가수, 배우, 운동선수 등 경력도 다채로운 이들이 앞으로 보여줄 플레이에 기대가 크다. 개인적으로는 전부터 열렬한 팬인 강승윤의 탁구 실력에 놀라 앞으로 열심히 응원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외에도 출중한 지원자들이 아주 많았으니 다음 회에는 추가 합격자를 선발한다고 한다.
'올탁구나', 사진제공=tvN
지금 한창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선 오늘도 많은 선수가 다양한 경기에 출전할 것이다. 한 나라의 대표로 올림픽에 출전하기까지 그들이 흘린 눈물과 땀을 우리는 감히 짐작할 수 없다. 그들뿐 아니라 ‘올탁구나’ 출연자를 비롯해 지금도 어디선가 자신이 목표 삼은 단계를 넘어서기 위해 스스로와 싸우고 있을 모든 선수들에 이르기까지. ‘혼신의 노력’이라는, 한계 없고 측정 불가한 경지를 매 순간 몸으로 돌파하는 그들에게 최선의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